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정치인을 정신질환자로 지칭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고소당한 30대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조모(35)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조씨의 게시물이 모욕적 언사에 해당하지만, 사회의 통상적 규범에 어긋나지는 않았다고 게 법원의 판단이다.

조씨는 2017년 11월29일 자신의 주거지에서 블로그에 접속해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을 모욕하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는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이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했으나 그는 더 나쁜 인간이 됩니다. 변절의 아이콘 심재철이 또 하나의 별명을 만들고자 합니다. 바로 정신질환 심재철입니다. 대꾸할 가치가 없는 멍멍이 소리입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당시 국회 부의장이었던 심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문재인 정부는 불법적으로 국민의 혈세를 사용해 점령군처럼 국가기밀을 마구 뒤지는 모든 과거사위원회를 즉각 해체해야 한다. 내란죄와 국가기밀누설죄로 형사고발해야 한다"는 내용의 언론 브리핑을 했다.

검찰은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했다며 조씨를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하지만 조씨는 무죄를 적극 다퉈보겠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결국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재판부는 "정신질환자 지칭과 ‘멍멍이 소리’라고 표현하는 글은 객관적으로 심 의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면서도 "조씨가 글을 올렸을 당시 정치 상황과 표현의 자유를 고려할 때 위법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게시물의 표현을 다소 과격하고 모욕적인 언사로 볼 수 있지만, 심 의원을 망신 주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공인의 공적 활동에 대해 비하적 표현으로 부정적 의견을 제기했다는 사유로 광범위한 형사처분이 가해질 경우 활발한 비판과 토론을 통한 여론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