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의지 꺾이지 않겠다는 의지"…임명철회 시 국정동력 상실 우려 염두
'끝까지 믿는' 文대통령 인사 스타일…검찰개혁 드라이브 본격화 전망
野 반발 등 후폭풍 거셀듯…靑-檢 충돌격화 우려 속 검찰수사 '뇌관'
文대통령 짊어질 정치적 부담 커…曺 반대층 민심이반 우려도
문 대통령, 조국 임명 정면돌파 택했다…檢개혁 '승부수'
문재인 대통령의 선택은 결국 '조국 법무부 장관'이었다.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 한달 가까이 진영 간 극한대치가 벌어졌지만, 이날 문 대통령이 임명안에 전격 서명하면서 이제 국면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국정운영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이후 모든 것을 걸고서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예상보다 긴 시간의 고민을 거친 끝에 이뤄졌다.

지난 6월 인사검증이 이뤄졌을 때부터 8·9 개각명단이 발표될 때까지 문 대통령이 조 신임 장관을 최종 임명하리라는 것은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그러나 개각 직후부터 딸 입시·웅동학원·사모펀드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설상가상으로 검찰 수사까지 속도를 내며 문 대통령은 막판까지 임명 여부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끝내 문 대통령이 정면돌파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여기서 물러나서는 안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신임 장관의 경우 현재 국회로 넘어간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안 등을 설계한 주역이며, 문 대통령으로부터 이 개혁안들의 입법이 완성되는 것을 최전선에서 끌고 갈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개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조 신임 장관이 검찰의 수사와 야당의 반대 속에 낙마한다면,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개혁 역시 좌초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판단인 셈이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할 경우 문 대통령과 여권을 떠받쳐온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위기감도 이런 결단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는 촛불로 대변되는 개혁 열망에 기반해 출범한 정부"라며 "개혁에서 후퇴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핵심 지지층이 돌아선다면 상당한 내상을 입게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번 신뢰를 준 참모에 대해서는 끝까지 믿고 기용하는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엿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 대통령, 조국 임명 정면돌파 택했다…檢개혁 '승부수'
문 대통령은 이날 임명을 계기로 집권 중반기 국정과제 이행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과 함께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 등도 함께 임명하며 8·9 개각 발표 이후 한달 만에 내각 정비를 매듭지었다.

문 대통령은 그 중에서도 조 후보자 인선을 계기삼아 강력한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국면에서 청와대와 검찰 사이의 보기 드문 정면충돌 양상까지 노출된 만큼 이 문제를 정리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조국 임명 정면돌파 택했다…檢개혁 '승부수'
다만 문 대통령이 이번 선택으로 향후 짊어져야 할 정치적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만큼 이번 사안은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후폭풍이 거셀 수밖에 없는 난제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선 조 신임 장관 관련 의혹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가 가장 큰 뇌관으로 꼽힌다.

검찰은 이날도 조 신임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여론의 향방도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만에 하나 추가적인 의혹이 터져 나오거나 이제까지 제기된 의혹 가운데 위법이 확인되기라도 한다면 여론의 급격한 악화를 불러올 우려도 있다.

또 이번 인선으로 청와대와 검찰의 대립각이 더욱 선명해지며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것은 검찰의 압박에 꺾이지 않고, 오히려 검찰을 철저히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며 "검찰과 충돌이 한층 격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드라이브' 역시 순항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신임 장관이 검찰 수사 중인 만큼 개혁작업에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서는 이번 인선에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여, 향후 정기국회에서의 개혁법안 처리 역시 가시밭길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여권 내에서는 이번 결정이 중도층 민심 이탈을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전히 조 신임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한 모양새가 됐다"며 "대통령의 선택이 오히려 진영 간 대결을 격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지했지만 조 신임 장관 임명에만 반대해 온 사람들의 경우 이번 인선으로 인해 마음을 돌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 신임 장관을 포함한 6명의 장관급 인사 임명이 한꺼번에 이뤄지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가 기존 16명에서 22명으로 대폭 늘어났다는 점 역시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야당으로부터 '일방통행식' 인선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여지가 더 커진 셈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