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콘퍼런스 2019'에서 기조연설
해리스 美대사 "韓美동맹, 안보·안정 위한 초석 역할해"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4일 "한미동맹은 계속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기반이자 지역 전체의 안보와 안정을 위한 초석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몰디브 수도 말레에서 열린 '인도양 콘퍼런스(IOC) 2019'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유엔이 금지하는 무기 프로그램으로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상황은 1년 반 전보다 나아졌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6월 비무장지대(DMZ)에서 남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을 언급하며 "그 순간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반도의 평화, 번영, 안정에 대한 희망을 넓혀주는 한미동맹의 힘과 단결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가 사람(People)·평화(Peace)·번영(Prosperity)을 내세워 추진하는 '신남방 정책'과 트럼프 행정부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 사이에는 수렴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대사는 "한국이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일본을 향해 "우리의 가장 위대한 파트너 중 하나"라고 칭하고 "과거의 분열을 극복하고 예외적으로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고 부연했다.

이날 연설에서 해리스 대사는 짧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가며 중국을 견제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은 작금의 국제질서에 접근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중국 정부가 홍콩을 둘러싼 영국과 조약부터 세계무역기구(WTO)와의 약속, 인권까지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정책 뒤에는 "약탈적 경제정책"이 깔려있다며 "투명성을 지향하는 국제규범을 무시하고, 다른 나라들을 빚의 함정에 빠뜨려 주권을 위협한다"고 힐난했다.

해리스 대사가 공개 발언에 나선 것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이후 한국과 미국간 이견으로 한미동맹 균열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 이후 처음이다.

특히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지난달 28일 서울 도렴동 청사로 해리스 대사를 불러 미국 측이 일본과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두고 공개적으로 불만 표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이후 해리스 대사는 공개됐던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해리스 대사는 조 차관과 면담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재향군인회 안보 강연을 돌연 연기했으며, 같은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주최한 'DMZ 평화경제 국제포럼'에도 불참을 통보하면서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해리스 대사는 IOC 2019에 참석하느라 국방부가 이날부터 6일까지 개최하는 서울안보대화에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국과 미국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