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한민족 오토랠리 장상락 집행위원장 인터뷰
"끝났다는 생각보다 다시 도전할 방법 생각하는 우리가 놀라워"
"조상의 부름 받아 달린 1만8천㎞…통일의 작은 불씨 되길"
"랠리의 부제가 조상의 부름입니다.

조국이라는 이름의 뿌리를 스스로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마음이 유라시아 평화, 동북아 번영, 한반도 통일의 작은 불씨가 되길 바랍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1만6천800㎞를 달린 자동차는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인, 고려인, 동포 등 40여명을 태우고 대한민국에 들어온 이후에도 쉬지 않고 1천800㎞를 달렸다.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 안산 고려인 마을, 천안 독립기념관,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 대구 국채보상공원 등을 방문하며 대한민국 한 바퀴를 돈 2019 한민족 오토랠리팀이 25일 대장정을 공식 마무리한다.

모스크바에서 출발한 지 50일만이다.

고려인오토랠리집행위원회(위원장 김에르네스트)와 동북아평화연대 오토랠리집행위원회가 함께 준비한 이번 행사는 차량 10대를 이용해 지난 7월 9일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중국을 거쳐 지난 15일 국내에 입국했다
참가자들은 25일 공식 행사를 마무리한 뒤 강원도 동해항을 통해 다시 러시아로 돌아갈 예정이다.

"조상의 부름 받아 달린 1만8천㎞…통일의 작은 불씨 되길"
이번 행사를 이끈 동북아평화연대 오토랠리집행위원회 장상락 위원장(65)은 지난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장정으로 지핀 불씨를 횃불로 만드는 게 우리의 할 일"이라며 이번 행사의 의의를 밝혔다.

KB국민은행에서 대구경북지역본부장, 서울강남본부장 등을 지내며 평생 금융맨으로 지내던 장 위원장은 2016년 6월 정년퇴직 이후 지난해부터 동북아평화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15년간 동북아평화연대의 평범한 회원이었던 그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의미에서 오토랠리준비위원장직을 수락하고 약 2년간 행사를 준비했다.

1만8천㎞ 넘게 달린 장 위원장에게 이번 여정이 끝나가는 아쉬움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그는 "곧 끝난다는 생각보다 어떤 방법으로 언제 다시 랠리를 도전할까 생각하는 우리 자신에게 놀라고 있다"며 "지난 2014년 행사 이후 5년 만에 치르는 한민족 오토랠리였는데 5년 주기가 너무 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웃었다.

"조상의 부름 받아 달린 1만8천㎞…통일의 작은 불씨 되길"
지난 2014년 진행된 한민족 오토랠리는 러시아 극동 하산을 경유해 북한 나진으로 입국한 뒤 북한 내 주요 도시들을 거쳐 경기도 파주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국내로 들어와 큰 주목을 받았다.

장 위원장은 올해 북한 통과가 무산됐지만, 다음 기회를 계속 준비할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사실 아직도 공식 입국 거부 통보를 받지 못한 상태"라며 "8월 초만 해도 함경도 쪽에 비가 많이 와 도로 사정이 나빠져 걱정이라고 했는데 그 뒤로 북한과 연락이 두절됐다"고 설명했다.

대신 장 위원장은 "이번에는 중국을 관통했는데 외국 번호판이 달린 자동차를 가지고 중국으로 입국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들었다"며 "이것도 아주 큰 성과로 여긴다"고 부연했다.

오토랠리 참가자 가운데는 동북아평화연대 회원 이외에도 평화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했다.

러시아 고려인,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브라질 동포도 이번 랠리를 함께 했으며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증손자인 표트르 최도 일정 일부에 참가해 그 의미를 더했다.

"조상의 부름 받아 달린 1만8천㎞…통일의 작은 불씨 되길"
참가자들은 한민족의 뿌리를 되새길 수 있는 다양한 곳을 방문하며 한반도 평화를 염원했다.

그런 의미에서 장 위원장은 이번 여정 중 가장 인상 깊은 장소로 중국 731부대 터를 꼽았다.

그는 "731부대 터의 그 잔혹한 참상은 충격이고 쇼크였다"며 "일본의 만행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장 위원장은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이었고 할 가치가 충분한 일이었다며 이번 행사 참가 소감을 밝혔다.

"이번 랠리는 평화 통일을 위한 전도사 역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퇴직 후 남은 생을 몰입할만한, 최고의 가치 있는 일이라 판단했습니다.

랠리가 마무리되는 이 시점에 이 판단이 옳았다고 여겨집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