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오른쪽)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오른쪽)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 기간에 나왔다. 전문가의 예측을 벗어난 전격적인 결정이었던 만큼 미국의 양해가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일정을 마치고 22일 귀국하면서 “한·일 간 신뢰 문제 때문에 촉발된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며 한·미 동맹과는 별개”라고 했다. 강 장관은 다만 “미국에 공식 통보하는 절차는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왜 지소미아를 재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지 미국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로선 일본과 민감한 군사정보 교환의 틀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의 설명과 달리 미국 언론들은 이번 결정이 안보협력 약화를 불러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로이터통신은 “한·일 양국의 역사분쟁과 무역갈등을 확대하고 북한과 관련한 안보협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에는 ‘낭패감(dismay)’을 불러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AP통신도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긴장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미국은 동맹국들이 북한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미국의 우려를 살 것”이라고 지적했다. WP는 “최대 패자는 한국이며 최대 승자는 아마 북한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락근/설지연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