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기업들의 투자 소식에 하루 새 전북에 있는 두 곳의 기업을 찾았다. 1조원을 투자해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대폭 증설하기로 한 전주의 효성첨단소재 공장을 방문해선 “핵심소재의 국산화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1석3조’의 투자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복절 직후, 국민 여러분께 좋은 소식을 전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했다. 1시간 후 익산에 있는 하림 공장에선 “어려운 시기, 민간기업이 과감한 선제 투자를 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하림은 2024년까지 88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기업의 투자 결정에 문 대통령이 한달음에 달려간 것은 이례적이다. 집권 초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을 찾아 “업어주고 싶어 왔다”며 격려한 적은 있지만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대기업을 하루에 두 곳이나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조현준 효성 회장과 김홍국 하림 회장을 거론하며 거듭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에 해당하는 탄소섬유에 대규모 투자결정을 내린 효성 공장에서는 극일(克日)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효성은 첨단소재 해외 의존을 탈피하고 자립화하겠다는 각오로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며 “책임있는 경제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핵심소재의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투자협약식이 첨단소재 강국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더 많은 소재부품산업의 민간투자가 전국 곳곳에서 활발히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장 증설 예정지를 찾은 문 대통령은 조 회장에게 “자신있다는 말씀이죠?” 하고 묻자 조 회장은 “자신있습니다”라고 웃으며 답하기도 했다.

이번 투자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침체된 전북지역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점도 부각시켰다.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집권 여당의 텃밭인 호남 민심 다지기 성격의 방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전북은 2년 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 중지된 데 이어 작년엔 한국GM 공장이 폐쇄되며, 지역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김홍국 하림 회장의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효성 전주공장에서는 “대한민국 경제가 이곳, 전북에서부터 다시 활력을 찾아 미래로 뻗어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