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19일 조 후보자 가족을 부동산 위장매매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사모펀드 투자 의혹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 검토에 들어갔다. 청와대와 여당은 야당의 공세에 ‘인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이날 조 후보자 부부와 조 후보자 동생의 전 부인 등 세 명을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 부부가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와 빌라 등을 후보자 동생 전 부인 명의로 차명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같은 당 주광덕 의원도 조 후보자 동생과 그의 전 부인 조씨, 또 조씨가 대표이사로 있던 카페휴고의 공동대표 원모 씨를 형법상 사기죄로 고발했다. 원씨는 2006년과 2017년 조 후보자 동생의 전 부인과 함께 후보자 부친이 설립한 웅동학원을 상대로 밀린 공사대금 51억원을 달라는 소송을 낸 사람이다. 소송 당시 웅동학원 이사는 조 후보자(2006년)와 부인 정씨(2017년)였다. 주 의원은 “조 후보자 동생과 전처, 공동대표 원씨는 법원을 기만해 조 후보자가 이사로 있던 웅동학원과 ‘짜고 치는 고스톱’ 방식의 소송사기를 벌였다”고 말했다.

조씨와 카페휴고가 웅동학원에 대해 갖고 있는 채권은 지연이자를 포함해 100억원이 넘는다. 웅동학원 정관에 따르면 현재 학원 재산은 토지, 건물, 예금 등 128억원에 이른다. 야당은 학원이 청산 절차를 밟으면 조씨와 카페휴고가 100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은 반격에 나섰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74억원 투자 약정에 대해 “잘한 것으로 본다”며 “주식 보유는 그 종목의 회사를 봐주게 돼 이해가 충돌할 수 있지만 ‘블라인드 펀드’라면 권장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전·현직 참모들도 조 후보자를 엄호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돈팔촌의 인사 검증이 아니라 조 후보자의 청문회”라고 지적했다. 최우규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도 SNS에 “(조 후보자 동생 전 부인) 주장의 팩트 여부와는 별개로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아이와 그 엄마의 사생활은 보호돼야 한다”고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찬 회동을 하고 의사일정을 논의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여당은 법정 시한(청문요청안 송부 후 20일 이내)인 이달 말로 청문회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9월 초를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라도 8월 말 청문회 개최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국회가 법률이 정한 기한 안에 청문회를 마쳐달라”고 요청했다.

고은이/박재원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