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과 관련해 “3년 만에 핵억제력을 가졌다”고 과시했다. 또 “우리를 상대로는 불장난질을 해볼 엄두도 못 내게 만들겠다”고 대남 협박을 이어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지휘소 모니터를 통해 단거리 미사일 발사 광경을 보면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17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지휘소 모니터를 통해 단거리 미사일 발사 광경을 보면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17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이 전날 ‘새 무기’의 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전하면서 “자위적 국방력 강화에서 사변적 의의를 가지는 새로운 성과들이 연이어 창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상대로는 불장난질을 해볼 엄두도 못 내게 만들 것”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 “강한 힘을 가지는 것이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지난 3년간 간고한 투쟁을 벌여 핵전쟁 억제력을 손에 틀어쥐던 기세로 방위력을 백방으로 다져나가야 한다”고 언급, 핵무기 보유를 재차 기정사실화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한·미 연합훈련 때문이라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다. 통신은 이날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남조선당국과 침략적인 합동군사연습을 계속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비판을 핑계로 새로운 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도발 때마다 무기와 발사 형태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어서다. 북한은 이번에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추정되는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쐈다. 지난 10일 발사한 미사일과 외형은 비슷하지만 고도를 18㎞, 사거리를 170㎞가량 줄였다. 전문가들은 저고도 정밀타격 능력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사일의 정점 고도가 낮아지면 그만큼 요격이 어렵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최근 발사한 신무기는 사거리가 길어지면서 고도는 낮아지고 속도는 빨라졌다는 점, 모두 고체연료에 이동식 발사 차량을 이용한다는 점 등에서 한·미 정보자산의 탐지 및 킬체인(선제 타격)을 어렵게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과 중국은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고위급 군사회담을 열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중 간 고위급 군사회담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에선 군 서열 1위인 김수길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참석했으며 중국에서는 먀오화(苗華) 중화인민공화국 중앙군사위원회 정치사업부 주임이 나왔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 무력시위를 벌이며 동시에 북·중 군사협력 카드까지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