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 재임 시절 한 사모펀드(PEF)에 전 재산보다 많은 돈을 출자 약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국 가족 출자 PEF, 코스닥 한계기업에 집중투자
1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배우자와 20대 딸·아들이 코링크PE의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으는 펀드)인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74억5500만원의 출자를 약정한 것은 2017년 7월이다. 지금까지 실제 투자한 금액은 총 10억5000만원이다. 코링크PE가 설립된(2016년 2월) 지 1년 반도 안 됐던 시점이다. 당시 코링크PE의 투자 실적은 거의 없었다.

코링크PE 최대주주인 이상훈 대표(40)는 단국대 성악과를 나와 PCA생명, 알리안츠생명 등에서 부지점장을 지냈다. 이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코링크PE는 사모펀드인 만큼 투자자와 관련한 내용은 일절 언급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코링크PE는 주로 코스닥시장의 한계기업에 투자해왔다. 조 후보자 가족이 출자하기 직전 설정한 ‘레드코어밸류업1호’를 통해 코스닥기업 포스링크(옛 아큐픽스)에 투자를 약속하고 경영에 참여하기도 했다. 2018년 1월에는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1호’를 통해 코스닥기업 더블유에프엠(옛 에이원앤)을 인수했다. 이 대표는 더블유에프엠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자금 조달도 주로 코스닥 기업을 활용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리더스로부터 15억원을 출자받아 ‘그린코어밸류업1호’를 설정했다. 더블유에프엠 지와이커머스 등에서 저금리로 각각 10억원 이상 자금을 빌리기도 했다. 지와이커머스와 포스링크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거래정지돼 있는 업체들이다. 한 PEF 운용사 대표는 “코링크PE는 블라인드 펀드를 굴릴 만한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운용사”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 한계기업 중심으로 자금을 굴리는 신생 PEF에 기관투자가나 자산가가 아닌 조 후보자 가족이 거액을 출자한 건 의아한 일”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증여 목적으로 PEF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PEF가 편법 증여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사모펀드 수익자를 가족들로 구성하고 거액을 넣은 부모가 환매를 통해 거액의 수수료를 토해내 적게 투자한 자녀들에게 수익을 몰아주는 방식을 통해서다. 사모펀드는 투자자와의 계약에 따라 환매수수료 부과 기간과 비율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어 악용 여지가 있다. 선순위와 후순위를 구분해 수익 분배 비율을 달리하는 방법으로 자녀들에게 수익을 몰아주는 것도 가능하다.

코링크PE 펀드에는 조 후보자 배우자가 9억5000만원, 두 자녀가 5000만원씩 투자했다. 5000만원은 만 19세 이상 성년 자녀에게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는 최대 한도다.

조 후보자는 “투자는 합법적으로 이뤄졌으며 위법한 부분은 없다”고 모든 의혹을 일축했다. 코링크PE도 “조 후보자 가족의 출자약정 금액은 유동적인 총액 설정으로 계약상 추가 납입 의무가 없고 계약 당시 추가 납입 계획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해당 펀드는 2년여 운용 결과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청산 중”이라고 했다.

조진형/이우상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