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재에 준하는 활동 하고 있어…GSOMIA 유지 입장이지만 여러 상황 감안"
외교차관 "대일 특사 파견, 현재로선 성과 거두기 쉽지 않아"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5일 "한일 간에 대화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특사를 보낸다고 해도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낙연 총리가 특사로 가야 한다거나 지금이야말로 대통령의 특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해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조 차관은 "특사를 보내고 하는 것이 때때로 아주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지만, 특사 외교가 성과를 내려면 수면 아래에서 실무적으로 입장이 조율되고 준비가 많이 되어야 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와 백색국가 제외를 추진한 일본 경제산업성과의 채널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일본 측이 굉장히 경직된 입장을 보여서 좀처럼 접점을 찾기가 쉬운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에서 지난달 두 차례 일본으로 보낸 특사가 조 차관이었느냐는 물음에 그는 "공식, 비공식 외교의 자세한 내용을 일일이 밝히는 것은 바람직한 것 같지 않다"고 말을 아끼며 "우리는 성의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풀어보자는 노력을 일관되게 계속했다"고 답했다.

조 차관은 한일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해 "미국이 중재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지만, 중요한 두 동맹국의 관계가 원만하게 관리되도록 관심을 가지고 역할을 한다는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이 사실상 중재에 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느끼느냐'는 물음에 "그런 활동을 하고 있다"며 "중재라는 말도 쓰지 않고 끼어들지도 않겠다는 말을 표면적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아주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의 대응카드로 거론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은 폐기로 가닥이 잡혔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유지한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라면서도 "중요한 상황변화가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