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에서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관련 다자회의의 의장성명에 보호무역주의를 경고하고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내용이 대폭 늘었다고 외교부가 4일 밝혔다.

2일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 6항엔 “장관들은 세계 경제를 괴롭히고 다자무역체제를 위험에 빠뜨리는 보호무역주의와 반세계화의 거세지는 물결에 우려를 표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세계무역기구(WTO)로 지탱되는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투명하고, 규칙에 기초한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명시됐다. 지난해 아세안+3 의장성명엔 “역내 무역자유화 증진 중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규칙에 기초한 무역체제 지속 의지를 재확인했다”라고만 서술됐다.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한 직후 발표됐다. 한국 정부가 일본의 일방적 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여러 나라가 이에 동조했다는 뜻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에도 “법에 기초한 다자무역 시스템과 비즈니스 환경의 투명성 및 예측 가능성 증진을 통해 시장을 더욱 개방적, 포용적, 경쟁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정상 간 약속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메콩(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베트남)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에도 ‘보호무역주의 및 국가 간 무역긴장에 대한 우려 표명’과 “WTO 주도의 투명하고 자유롭고 개방되며 포용적이고 규칙에 기반한 다자무역체제 지지를 재확인한다”는 표현이 적시됐다. 지난해엔 보호무역주의 관련 내용이 없었다.

외교부는 “지속적인 성장과 번영을 위해서는 비차별적이며 공정한 무역질서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뿐만 아니라 일본 무역제한 조치의 부당성과 자유무역의 중요성에 대한 한국 정부의 설득 노력을 역내 국가들이 공감하고 인정해준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