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진이 경제보복을 감행한 일본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일 경제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여론전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도한 수석
윤도한 수석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일본의 부외무상이 무례하다고 비난했다는 보도가 있다”며 “일본의 무도(無道)함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는 느낌이 든다”고 비난했다. 그간 여론전에 앞장서온 조국 전 민정수석의 마이크를 이어받은 셈이다. 윤 수석은 “차관급 인사가 상대국 정상을 향해 이런 막말을 쏟아내는 게 과연 국제적 규범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부외무상은 2일 BS후지 프로그램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도둑이 뻔뻔하게 군다(적반하장)’는 품위 없는 말을 쓰는 게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며 “무례하다”고 주장했다.

윤 수석은 또 “미국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으며 협상하는 ‘스탠드스틸(standstill agreement·현상동결합의)’ 제안을 했음에도 일본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며 “일본 관료들의 거짓말은 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출규제 이유에 대해서도 하루가 다르게 말을 바꾼 점을 감안하면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거짓말이 반복되면 상습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본 관료들의 무도함과 습관적 거짓말(을 보면) 사태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종건 비서관
최종건 비서관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도 같은 날 “‘우리는 다시는 지지 않을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한마디는 우리의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한 역사 선언”이라며 “고단한 반도의 운명을 바꾸는 데 벽돌 하나를 얹고, 다시는 어두운 시대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 대북정책을 이끌어온 그는 “2019년 여름은 2017년 가을의 상황만큼 엄중하다”며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던 시기와 최근 한·일 갈등 상황을 비교하기도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