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아닌 정의용 실장 주재

"한반도 평화에 부정적 영향"
日 화이트리스트 배제 앞두고
"가능한 모든 조치…단호히 대응"
지난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경DB

지난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경DB

청와대가 엿새 만에 미사일 도발에 나선 북한을 향해 한반도 평화 구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강한 우려’ 등의 표현을 사용했지만 지난 25일에 이어 거듭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을 강행한 북한의 태도에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31일 오전 11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이 25일에 이어 오늘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것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관련 동향을 주시하면서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SC 소집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5시간여 만에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지는 않았다. 대통령이 나설 경우 사태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즉각 관련 보고를 받았다”면서 정확한 보고 시간과 관련 지침은 공개하지 않았다.

NSC 상임위원들은 이날 미사일 도발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판문점에서 개최된 역사적인 남·북·미 3자 정상 회동 이후 조성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 재개 동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더욱 엇나가지 않도록 수위 조절에 나선 셈이다. 지난 25일 600㎞ 이상 날아간 탄도미사일 도발 당시에도 “이런 북한의 행위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비슷한 반응을 내놨었다.

앞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북한이 올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만 해도 네 차례나 되지만, 올해 들어 단 한 차례도 대통령이 참석하는 NSC 회의가 없었다”며 “대통령이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배제’ 결정 예고 시일을 이틀 앞두고 청와대는 보복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해 대응하겠다며 강하게 맞섰다. NSC 상임위원들은 “일본이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우리 정부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포함해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배수진을 쳤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