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총선에 유리"…與 민주硏 보고서 파문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이 “한·일 갈등 사태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한 보고서가 유출된 지 하루 만에 사과문을 내놓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주의해 달라”고 경고장을 날린 직후다. 자리에 함께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사진)은 “제가 꼼꼼히 살피지 못했다”며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연구원은 31일 당 소속 의원에게 배포한 한·일 갈등 여론 분석 보고서에 대해 “적절치 못한 내용이 적절치 못하게 배포됐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연구원은 공보국에 보낸 사과문에서 “충분한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내용이 나갔다”며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주의와 경고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또 “한·일 갈등을 선거와 연결짓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해명도 했다.

전날 민주연구원은 ‘한·일 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를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이메일로 발송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여론조사 결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여야의 대응 방식 차이가 총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 대표는 이날 열린 비공개 확대간부회의에서 “민주연구원뿐만 아니라 총선 관련 여론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신중해 달라”고 경고했다.

이날 연구원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보고서를 무단 인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KSOI 관계자는 “자체 조사를 통해 모은 데이터가 (민주연구원에) 흘러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그저 표만 챙기면 그뿐인 저열한 권력 지향 정권의 추악한 민낯”이라며 “양 원장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비난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