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18일 청와대에서 회동한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만나는 것은 작년 3월 이후 1년4개월 만이다.

여야 5당 사무총장은 16일 비공개 만남에서 문 대통령과 당대표 간 회담을 18일 오후 4시에 열기로 합의했다. 자유한국당이 전날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청와대 회담을 제안한 지 하루 만이다. 청와대도 여야 합의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회담 시간은 일단 두 시간으로 잡았지만 여·야·청 회동이 오랜만인 만큼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설명했다. 정당에서는 이해찬 민주당, 황교안 한국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각당 대표 비서실장, 대변인 등이 참석한다. 여야는 문 대통령과 황 대표 간 1 대 1 회담 개최에 대해선 협의하지 않았다.

윤 사무총장은 “회동에서는 일본의 경제보복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정부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여야의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며 “그밖의 국정 현안에 대해서도 폭넓게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 및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정부 외교·안보 라인 교체 등 쟁점 사안도 회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정부 측 참석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이번 회동이 중차대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형식을 오찬이나 만찬이 아닌 티타임으로 정했다.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은 “진지하게 대책을 논의하는 분위기가 낫다는 데 여야가 공감대를 이뤘다”고 했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은 “대화가 길어지면 오후 6시를 넘길 수 있겠지만, 만찬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번 청와대 회담이 ‘패스트트랙 사태’ 이후 지속된 여야 대치 정국을 푸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회담에서 여·야·청 모두 수긍할 만한 합의점을 찾으면 당장 시급한 추경안 처리 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