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여파에 광저우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빛' 잃어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동산백원)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에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광저우총영사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동산백원 발견과 고증에 일조한 재중사학자 강정애(61) 씨는 사드 갈등이 동산백원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강씨는 중국 측에서 동산백원이 역사적인 건물임을 알리는 표지석을 세울 때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였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알려왔으나 사드 배치를 두고 한중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모든 일이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광저우시 정부가 해당 건물을 '민국건축물'로 지정했기 때문에 매매가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현재 동산백원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람이 여러 명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씨는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앞으로 이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곳을 기념관으로 만들더라도 소유권과 운영권은 중국 측이 보유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기에 한국 정부는 이곳에 기념비를 세우는 방안 등을 관계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주광저우총영사관은 2013년부터 백범일지 등 여러 사료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로 쓰였다는 동산백원 터를 찾아 기념비를 세워보려고 백방으로 수소문을 시작했다.

그동안 역사학계에서는 동산백원이 폭격을 받아 사라졌다는 추정에 무게가 실렸으나, 영사관에서 2015년 9월 임시정부 광저우 청사의 옛 주소가 '휼고원로후가(恤孤院路后街) 35번지'라는 것을 발견하고 나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금은 대만에 있는 중앙연구원역사언어연구소가 1928∼1929년 해당 주소에 머물렀다는 것을 파악했고 이어 이 연구소가 창립 8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DVD에서 1920년대 동산백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저우시 문화국은 이러한 자료 등을 근거로 2016년 1월 광저우 임시정부 청사의 옛 주소인 '휼고원로후가 35번지'가 현재 '휼고원로 12호'로 바뀌었고 이 주소에 해당 건물이 존재한다고 영사관에 확인해줬다.

독립기념관 등은 그해 2월부터 9월까지 검증작업을 했고 외교부는 2017년 3·1절을 하루 앞두고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광저우에서 사용한 청사 소재지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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