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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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인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1일(현지시간)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것과 관련, “미국이 한·미·일 간에 고위급 협의를 하려고 하는데 한국과 미국은 매우 적극적”이라며 “일본 쪽에선 아직 답이 없다. 소극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 방문 중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다.

김 차장은 ‘미국 측의 중재나 조정 역할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엔 “그건 코멘트 안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미국이 일본 측에 요구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둘 다 동맹국인데 이 문제가 장기적으로 가면 미국 입장에서도 좋은 것은 없으니까 문제를 빨리 해결했으면, 해결이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전날 워싱턴을 전격 방문해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상·하원 의원들을 만났다. 이날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동했고 12일엔 카운터파트인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보부조과관을 만날 예정이다.

김 차장은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의 반응에 대해 “일본 조치와 관련해서는 동맹국 둘 사이에서 이런 문제가 있는 것에 대해서는 잘 해결되는 게, 건설적으로 해결되는 게 좋을 거라고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또 미국측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한·미·일이 협력 체제로 일을 해야하니 문제를 잘 해결하는데 본인들도 적극 돕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의회의 반응에 대해선 “두 동맹국이 협조하면서 건설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반응”이라며 “미 상·하원쪽에서도 이 문제의 심각성과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잘 해결하는 데 미 행정부와 함께 나서서 도울 생각을 표명했다”고 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한·미·일 3개국의 관계 강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일본과 한국은 친구들일 뿐 아니라 동맹들”이라며 “미국과 국무부는 3국의 양자 간, 3자간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구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나 막후에서나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무부의 기존 입장보다 한 발 더 나간 것으로 해석된다. 국무부는 그동안 “미국은 항상 공개적으로나 막후에서나 우리 3개국의 양자·3자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구한다”고 밝혀왔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