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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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지난달 말 오사카 주요국 정상회의(G20) 행적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유튜버가 ‘G20 포럼서 사라진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어서다. 이 유튜버는 ‘G20가 열린 48시간동안 문 대통령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쇼통행보’라고 비판했다.

이 동영상을 둘러싼 논란은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가세하며 켜졌다. 민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에 뭐하러 가셨나? 개막식 이후 본세션에는 홍남기 부총리 앉혀놓고, 이어지는 세션에서도 유일하게 자리 비운 대통령은 전세계 지도자들 가운데 우리 대통령뿐이다”며 “G20 회의 때 대통령이 뭘 했는지 과거에 당신들이 요구했던 대로 1분 단위로 밝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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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에 문 대통령은 어디 있었나?

문제의 동영상은 지난달 28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오사카에서 열린 G20 일정 첫 세션부터 문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앉아 있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이 유튜버가 첫 세션이라고 올린 행사는 오후 2시55분부터 ‘혁신, 디지탈 경제와 AI’ 주제로 열린 두번째 세션이다.

이날 G20행사는 11시15분 공식환영식과 정상 단체 기념촬영으로 시작했다. 이어 첫 세션 ‘세계 경제, 무역과 투자’는 12시20분부터 오찬을 겸해 2시간가량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첫 세션에서 “각국의 보호무역 움직임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주제의 연설을 하고 내내 자리를 지켰다. 첫 세션부터 자리에 없었다는 유튜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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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세션부터는 홍 부총리가 대참한 게 사실이다. 문 대통령은 두 번째 세션이 열린 오후 2시55분을 전후해 인도네시아 프랑스 대통령과 연쇄 정상회담을 가졌다. 인도(12시10~12시26분)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세션2가 열린 시간에는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오후 2시25~오후 2시45분), 한·프랑스 정상회담(오후 2시48분~오후 3시 11분)을 잇따라 가졌다. 정상회담 일정이 잡혀있어 두번째 세션은 처음부터 홍 부총리가 참석하기로 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요국 정상들이 모이는 G20는 세션 참가보다 양자 또는 다자 정상간 회담이 핵심일정”이라며 “세션 참석 여부는 정상간 회담 일정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오후 6시부터 오사카성에서 열린 정상 만찬 및 문화공연에 참석했다. 이날 만찬은 일부 정상들의 참석이 늦어지면서 예정된 시간보다 한시간가량 늦은 10시30분께 끝났다. 당초 10시45분부터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계획돼 있었다. 그러나 만찬 후 열린 프랑스와 러시아간 정상회담마저 한시간가량 늦어지면서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자정을 넘긴 0시36분부터 시작됐다. 초유의 새벽 정상회담이었다. 양 정상의 단독회담이 새벽 1시29분에 끝나는 바람에 청와대 대변인이 새벽 2시40분에야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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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마지막 세션에는 왜 불참했나

G20 이튿날인 29일 일정은 10시부터 세션3 ‘불평등과 포용 및 지속가능 세계’를 주제로 1시간30분동안 열렸다. 문 대통령은 세션 3 포럼 도중 네번째 연사로 나서 ‘불평등 해소, 포용적이고 지족가능한 세계 실현’을 주제로 연설을 했다. 오전 11시40분부터는 저스틴 튀르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오후에 예정된 세션4&폐막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은 채 1시30분께 출국을 위해 오사카 간사이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었다.

이날 상황은 아침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판문점 회동을 제안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긴박하게 움직였다. 세션 3가 열리기 직전 커피 라운지에서 문 대통령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내 트윗 보셨습니까” 라고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네 봤습니다’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엄지를 세우며 “함께 노력해봅시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에 먼저 돌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손님으로 맞아야 하는 관계로 세션4와 G20 폐회 행사는 원래부터 참석계획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사카 체류 47시간의 재구성

문 대통령의 G20가 열린 오사카에서의 체류기간은 공식 행사 전날인 27일 오후 4시 간사이 공항 도착서부터 29일 오후 2시30분 오사카 출발까지 46시간30분이다. 간사이 공항 도착 당일인 27일 오사카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평소 한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가 폭우와 G20 교통통제로 2시간이나 소요되는 바람에 기자단은 오후 6시께 프레스센터에 도착했다. 기자단보다 먼저 도착한 문 대통령은 오후 5시30분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은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정상회담 후에는 오후 6시30분부터 약 2시30분동안 오사카에 거주하는 동포들과 교포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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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일정을 포함해 2박3일동안 중국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프랑스 캐나다 등 6개국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했으며 네덜란드, 아르헨티나와는 세션 도중 ‘풀 어사이드’(Pull aside)형태의 약식 정상회담을 가졌다. 약 47시간의 체류기간 중 8개국 정상과의 회동, 동포간담회, 만찬 및 문화행사 등 숨돌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그럼에도 이같은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는 가짜뉴스를 유튜버가 생산하고 이를 보수야당이 확대재생산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엄정한 대응을 시사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