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서청원·김병준·윤증현 등과 잇단 회동…'보수 통합' 모색하는 황교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가 정치·경제계 원로를 잇따라 만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지율 정체, 친박(친박근혜)계 탈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당의 진로를 모색하고 보수세력을 통합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당에 따르면 황 대표는 전날 비박(비박근혜)계 좌장으로 통하는 김무성 의원과 3시간 동안 만찬을 했다. 지난 ‘2·27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취임한 후 넉 달여 만에 처음으로 한 김 의원과의 단독회동이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예전부터 자리를 마련하려고 했지만 장외투쟁과 지방순회 일정이 이어지면서 미뤄졌다”며 “당 안팎의 현안에 대해 두루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최근 보수 진영 원로들과의 접촉면도 넓히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미국에서 귀국한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차관과 일본대사를 지낸 신각수 전 차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윤증현 윤경제연구소 소장을 연이어 만났다. 지난달 말에는 친박계의 맏형격으로 통하는 8선의 서청원 무소속 의원과 자리를 함께했다.

황 대표가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 차등’ ‘아들 스펙’ 등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것도 보폭 변화의 요인으로 꼽힌다. 자칫 말실수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대국민 접촉면을 줄이고, 원로들과의 비공개 만남을 늘리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황 대표가 보수 진영의 대약진을 모색하기 위해 당내외 원로들을 만났다”며 “앞으로도 이런 만남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