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국회를 찾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나 원내대표와 박 장관은 최저임금 동결 필요성에 일정 부분 공감하면서도 경제지표 악화, 야당의 대정부 기조 등과 관련해 회동 내내 ‘뼈 있는’ 대화를 나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가 1일 국회 원내대표실을 찾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가 1일 국회 원내대표실을 찾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박 장관을 만나 “진작 축하드리고 싶었는데 국회 상황이 넉넉지 않아 이제야 만나게 돼서 안타깝다”며 “경제 문제를 많은 국민이 걱정하고 있고 경제지표는 볼 것도 없이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나빠졌다고들 얘기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다시 살아나는 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최저임금 동결 또는 동결 수준의 인상이 있어야 한다’고 장관께서 말씀하셨을 때 매우 반가웠다”며 “장관과 제가 힘을 합쳐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고 최저임금 동결 내지는 동결 수준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박 장관은 지난 3월 국회에서 열린 중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내년 경제 상황이 (최저임금을) 동결할 정도로 심각해진다면 동결에 가까운 수준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최저임금 동결론을 제시한 바 있다.

박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경제 상황을 고려해 동결 수준에 가까운 최저임금 인상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것 같다”며 “최저임금이라는 건 늘 상황이 고려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곧바로 “야당 원내대표를 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말을 돌렸다. 박 장관은 2014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원내대표를 지냈다. 그는 “야당이 지속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꼭 승리로 연결되는 것 같지 않다”며 “비판을 할 때는 하고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말해주면 훌륭한 원내대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고언을 했다. “어제의 역사적 회담 같은 것은 평화와 통일을 향해 가는 일이니 칭찬도 해주고 그러면 더 통이 넓은 원내대표로 인식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했다.

박 장관은 나 원내대표 비공개 면담 후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눴고 나 원내대표에게(추가경정예산안 중) 소상공인과 미세먼지 부분을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