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南·北·美, 정전 66년 만에 역사적 회동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의집에서 회담을 마치고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이뤄지면서 북한 비핵화 협상의 새로운 국면이 열릴 전망이다.  /판문점=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南·北·美, 정전 66년 만에 역사적 회동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의집에서 회담을 마치고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이뤄지면서 북한 비핵화 협상의 새로운 국면이 열릴 전망이다. /판문점=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정전 66년 만에 남·북·미 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은 현직 미국 대통령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우리 측 판문점에서 1953년 정전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깜짝 제안’을 김정은이 전격 수용하면서 남·북·미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동시에 만나는 역사적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오후 3시46분 판문점에서 김정은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선을 넘으면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는 미국 대통령이 된다”는 제안에 “영광”이라며 북측으로 20보가량 걸어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메시지를 보냈을 때 사실 이 자리에 오지 않았으면 굉장히 민망했을 텐데 나와 줘 감사하다. 우리의 오늘 만남은 역사적”이라고 하자 김정은은 “두 사람 사이의 훌륭한 관계가 아니면 하루 만에 이런 전격적인 상봉을 못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분단의 상징으로 나쁜 과거를 연상하게 하는 이런 장소에서 오랜 적대 관계였던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우리 측으로 넘어와 잠시 환담한 뒤 문 대통령과 만나면서 남·북·미 정상 간 ‘번개 3자 회동’이 성사됐다. 남·북·미 정상은 이어 우리 측 자유의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회담은 53분가량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백악관에 초청하겠다는 뜻을 전격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시점에 방문해달라”며 “시기는 김 위원장이 원하는 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 이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함께 김정은을 군사분계선까지 배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2~3주 안에 각각 대표를 지정해 실무협상팀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를 보여온 북한의 비핵화 논의가 남·북·미 정상 간 판문점 ‘깜짝 회동’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