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DMZ 전격회동
숨가빴던 트럼프의 1박2일 訪韓

29일 오후 7시 오산기지 도착 후
곧바로 靑으로 향해 일정 소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박2일 한국 체류기간 동안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며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극적인 ‘판문점 회동’을 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동맹을 더욱 튼튼히 다졌다. 한국의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는 시간을 내서 대미(對美) 투자 확답도 받아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기 평택의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서 열린 장병 격려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 일정을 마치고 오후 7시께 미국 워싱턴DC로 돌아갔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기 평택의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서 열린 장병 격려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 일정을 마치고 오후 7시께 미국 워싱턴DC로 돌아갔다. /연합뉴스

오산기지에서 청와대, DMZ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오후 7시5분께 전용기를 타고 오산 미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이어 전용차로 갈아탄 뒤 곧바로 청와대로 향했다. 오후 8시부터 문 대통령 부부와 함께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했다. 숙소인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 다다른 시간은 오후 9시50분께였다.

30일 일정은 더욱 빡빡했다. 오전 10시엔 숙소에서 한국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18명의 재계 리더들이 출동했다.

오전 11시엔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했다. 낮 12시엔 문 대통령과 오찬을 한 뒤 오후 1시10분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은과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후 2시10분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도착했고, DMZ전망대도 둘러봤다. 오후 3시5분께 주한미군 및 한국군과 환담한 후 오후 3시45분께 김정은과 판문점에서 회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7시 오산 공군기지에서 워싱턴DC로 돌아갔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숙소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청와대를 잇는 모든 도로를 완전히 통제하며 경호에 만전을 기했다.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인 29~30일 이틀간 서울 시내에 최고단계 비상령인 ‘갑(甲)호 비상’을 내렸다. 경찰 200개 중대 1만4000여 명을 동원했다. 갑호 비상은 해당 지역 내 모든 경찰을 동원할 수 있는 비상령이다.
하얏트→靑→DMZ초소→판문점…30분 단위로 '종횡무진'

곳곳에서 환영·반대 시위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는 진보단체들과 환영하는 보수단체들 집회도 잇따랐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일이었던 지난 29일엔 민중공동행동, 반전평화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이 서울시청 광장에서 ‘무기강매, 대북제재 강요, 내정간섭 평화위협 노(No)트럼프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그랜드하얏트 호텔 앞에선 30일 “트럼프 대통령 규탄”과 “한·미 동맹 강화하자”는 구호들이 뒤섞여 흘러나왔다. 반미 성향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과 친미 단체인 한미동맹강화국민운동본부가 호텔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지만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광화문 광장은 70㎝ 높이 철제 울타리가 쳐져 시민 출입이 전면 통제됐고, 트럼프 대통령 이동 일정에 맞춰 시청 광장과 광화문 일대 도로 등에서는 차량이 통제됐다. 광화문 광장 인근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평화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이 오전 10시부터 트럼프 대통령 규탄 집회를 열었다. 평통사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새로운 냉전을 불러오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철거해야 한다”며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에 따라 대북 제재를 해제하고 종전 선언을 발표하라”고 주장했다.

청계 광장에서는 보수단체인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 당원 300여 명이 성조기와 태극기를 함께 들고 트럼프 대통령 환영 행사를 열었다. 청계 광장 맞은편인 동화면세점 앞에서도 일파만파애국자총연합 등 보수단체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차량이 세종대로를 지나가자 “프리(free) 박근혜(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미아/배태웅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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