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트럼프, 만찬 전 환담서 박세리와 골프 주제로 화기애애
트럼프·이방카, 엑소 멤버로부터 사인 담긴 CD 선물로 받기도
文대통령, 수행원들 전부 불러모아 "같이 사진 찍읍시다"
文대통령, 골프광 트럼프에 박세리 소개…"박성현도 박세리키즈"
"박성현 선수를 비롯해서 LPGA(미국여자프로골프)에서 활약하는 여성 골퍼가 박세리 선수의 성공을 보고 그 꿈을 따라서 간 박세리 키즈들입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20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대표팀 박세리 감독을 소개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했다.

문 대통령이 29일 한국을 공식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해 주최한 만찬 전 환담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은 박 감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년 전 국빈방한 당시 국회 연설에서 그해 LPGA US오픈에서 우승한 박성현을 언급했을 정도로 골프광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청와대서 환영만찬…엑소·박세리 소개 (Trump, Ivanka Trump, EXO) / 연합뉴스 (Yonhapnews)
이 때문에 상춘재 앞에서 이뤄진 만찬 전 환담에서 아이돌 그룹 엑소와 함께 문화·스포츠계를 대표해 초청된 박 감독은 자연스럽게 대화의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이 박 감독을 소개한 직후 한미 정상은 박 감독과 4∼5분간 웃음을 띤 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나눴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히 흡족해하며 적극적으로 박 감독과 대화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스마트폰으로 틈틈이 세 사람의 대화 모습을 촬영했다.

환담에서 화제가 된 또 다른 참석자는 엑소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손녀로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의 딸인 아라벨라 쿠슈너는 엑소의 팬인 것으로 유명하다.

이방카 보좌관은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엑소를 만난 바 있다.

문 대통령으로부터 엑소를 소개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안 그래도 이방카와 오는 길에 얘기하고 있었다"고 했고, 이방카 보좌관은 "이번에 다시 만나 반갑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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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방카 보좌관의 딸이 다음 달에 생일이라고 하는데 엑소 CD를 챙겨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하자 엑소 멤버들은 자신들의 사인이 담긴 CD를 선물했다.

이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은 웃음과 함께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특히 이방카 보좌관은 "사인까지 있네요"라고 말하며 반기는 모습이었다.

이방카 보좌관과 그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도 담소를 나눴다.

김 여사는 30일 한미 정상이 비무장지대(DMZ)에 동행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면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을 염두에 둔 듯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방카 보좌관은 "오늘 저녁에 그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업데이트해줄 것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양 정상과 가족들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가운데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은 밝은 표정으로 이를 지켜봤다.

환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양측 참석자들의 기념촬영이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처음에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에 섰다가 다시 왼쪽으로 이동해 '상석'을 양보했다.

통상 두 정상이 나란히 서면 오른편이 상석으로 간주된다.

이후 김 여사까지 합류해 다시 한번 사진 촬영이 이뤄졌다.

이어 문 대통령은 양국 참모 등에게 "다 같이 함께 찍읍시다"라고 말해 참석자 전원이 또 한 번 기념사진을 찍었다.

환담을 마친 양국 정상과 참석자들은 오후 8시 19분께 상춘재 안으로 이동해 만찬을 시작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맞이하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예정된 시각보다 25분가량 늦은 8시 5분께 청와대에 들어선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 내외와 함께 녹지원을 가로질러 상춘재로 향하는 동안에도 통역만 대동한 가운데 반갑게 인사하며 환담했다.

김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날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일정 중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를 만난 얘기를 꺼내며 "한일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되지 않아 미안해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김 여사가 "(부인) 멜라니아(여사)도 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왔으면 매우 좋아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