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北이 준비됐다면 지금 실무협상 시작할 수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23일(현지시간) 미·북 실무협상에 대해 “꽤 가능성이 높으며 북한이 준비됐다면 우리도 지금 당장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친서 외교’가 되살아나면서 대화 재개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앤드루 공군기지에서 취재진에 “(친서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중요한 논의를 이어가는 데 좋은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북 실무협상 재개 여부에 대해선 “북한에서 나온 발언을 보면 아마도 아주 진정한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나온 만큼 빨리 협상을 재개하자고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친서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미·북 실무협상과 향후 정상회담 재개 여부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동선에 달려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비건 대표는 당초 24일 방한하기로 했다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격 방북에 따라 일정을 이틀 정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지난 2월 방한 당시 오산 미군기지에서 비행기를 타고 2박3일 평양에 다녀왔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27일께 한국에 온 뒤 평양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판문점도 미·북 접촉 장소로 유력하지만, 평양만큼 철저한 보안 속에 협상을 하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비건과 만날 북한 측 카운터파트로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이미 비건 대표 측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실무회담을 위해 최 제1부상에게 수차례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북한 측 실무협상단에 ‘총살설’이 돌던 김혁철 전 국무위 대미특별대표가 전격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설까지 나온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