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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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아들이 부족한 스펙으로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말한 데 대해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현실을 모르는 발언”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황 대표는 “스펙 부족에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2일 논평을 내고 “황 대표의 발언은 취업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의 취업 전략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한 것이고, 아들의 우월성을 은연중에 드러낸 꼰대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또 “KT 취업 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아들을 공개적으로 비호했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가 20일 숙명여대 강연에서 자신의 아들을 ‘무스펙 대기업 취업자’로 소개한 것을 비꼰 발언이다. 황 대표의 아들은 연세대 법대를 졸업하고 KT에 다니고 있다.

황 대표의 발언 중 문제가 된 건 “내가 아는 어떤 청년은 스펙이 하나도 없었다. 학점도 엉터리, 3점도 안 됐고 토익 점수도 800점이었지만 대기업에 최종 합격했다”는 내용이다. 황 대표는 청년의 취업 비결에 대해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영자신문반 편집장을 했다. 인터넷으로 장애 학생과 비장애인 학생들을 연결해주는 일을 해 보건복지부 장관상도 받았다”며 “그 청년이 바로 우리 아들”이라고 말했다.

학점, 토익 등 스펙이 부족해도 개인의 의지나 노력에 따라 대기업 취직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말이었지만 “황 대표의 아들인 게 스펙”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청년들의 상처에 생소금을 뿌리고 있다”고 했고,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현실을 너무 모르는 무개념의 언사”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황 대표는 “남들이 천편일률적으로 하는 것을 못 한다는 이유로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문제의 본질은 경제와 고용정책 실패가 불러온 대량 청년 실업”이라며 “황 대표에게 대드는 모습이야말로 역대급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