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제까지 공개한 적이 없는 새로운 영빈관을 숙소로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에 처음으로 '금수산영빈관'이 등장해서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시 주석의 전날 북한 도착 사실을 전하며 "습근평(시진핑) 동지가 탄 전용차는 모터사이클의 호위를 받으며 숙소인 금수산영빈관으로 향했다"고 언급했다. 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 주석의 회담도 금수산영빈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금수산영빈관이라는 명칭은 그간 북한 매체에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다. 그동안 북한을 대표해온 외빈 숙소는 1983년 평양 대성구역에 건립된 백화원영빈관이다. 지난해 9월 방북한 문재인 대통령도 이곳에 묵었다.

이 때문에 전날 중국 매체들이 시 주석의 숙소를 금수산영빈관으로 보도했을 때 금수산태양궁전 인근에 있는 백화원영빈관의 이름을 오인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북한 매체가 금수산영빈관이라는 이름을 공식 거론하면서 북한이 새로운 외빈용 숙소를 조성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통신이 이날 발행한 북중 정상 부부의 금수산영빈관 환담 사진을 보면 목조풍의 내부 인테리어는 비슷하지만 세부 장식 등이 그동안 공개된 백화원영빈관 내부와는 다소 다르다.

조선중앙TV가 이날 오후 방영한 시 주석 부부의 숙소 도착 영상을 보면 금수산영빈관은 초록색 지붕에 외벽은 베이지색의 단층 건물이다. 영빈관 건물 앞에는 둥근 형태의 잘 정돈된 잔디밭이 있고,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게양돼 있었다.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 등 4명은 금수산영빈관에서 양국 국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다만 북한이 백화원영빈관 내부를 리모델링하고 이름을 바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새 영빈관일 가능성에 대해 "일단 북측에서 보도를 통해서 (기존의) 백화원 영빈관과는 다른 명칭의 '금수산영빈관'이라는 명칭으로 보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보도를 기반으로 해서 좀 더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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