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고액 체납자 끝까지 추적…모든 수단 동원하라"
문재인 대통령(얼굴)은 20일 “고액 상습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하고 더는 특권을 누리지 못하도록 국세청과 관련 부처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4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조세정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악의적 고액 상습 체납자는 반드시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엄벌 의지를 밝혔다. 범법행위가 정직하게 살아가는 국민에게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세청이 공개한 지난해 신규 고액 상습 체납자는 7158명(개인 5022명, 법인 2136곳)에 달한다. 이들은 세금 5조2440억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개인 최고 체납액을 기록한 정모씨는 부가가치세 등 총 9건, 250억원을 체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반부패협의회를 주재한 것은 유치원 비리, 공공기관 채용비리 등 ‘9대 생활적폐 근절대책’을 보고받았던 작년 11월 3차회의 이후 7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 출범 2년이 되는 지금 우리 사회가 얼마나 깨끗해지고 공정해졌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할 때”라며 위기감을 높였다.

특히 고액 상습 체납자 엄정 대응과 함께 사학비리·요양기관 관리감독 강화 등을 잇따라 주문했다. 취임 후 주문해오던 권력형 적폐청산에서 국민 일상과 직결된 생활 적폐청산으로 범위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교육부 감사 결과 일부 사학법인의 횡령·회계부정이 드러났다”며 “회계·채용·입시부정 등 비리 발생 대학 집중 관리와 대학 감사에 대한 교육부 감독을 강화해 학생·학부모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일부 요양원이 기준 이하 인력을 배치하고 운영을 속여 부정으로 보조금을 착복했다”며 “요양기관의 회계·감독·처벌 규정을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주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은 독재·권위주의 시대를 거치며 곳곳에 뿌리내린 반칙·특권을 일소하고 공정·정의 원칙을 확고히 세울 것을 요구한다”며 “정의로운 나라를 염원하는 민심의 촛불은 직장·학교, 일상 곳곳에서 여전히 뜨겁다”고 덧붙였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