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미국이 더 매력적인 제안을 할 수 있다면 북한이 결국 핵무기를 포기하는 쪽으로 바뀔지 모른다고”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과 동아시아재단이 공동개최한 행사에서 미국이 북한의 전략적 결정에 대해 어떤 보상을 줄지 명확히 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들은(미국은) 계속 더 밝은 미래를 말하지만, 그것은 충분히 포괄적이지 않다”며 “미국이 외교적 관계 정상화와 군사적 불가침조약 체결 등을 통해 체제 안전 보장을 제시한다면, 북한도 비핵화를 받아들이고 대북제재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앞선 강연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유연성’과 ‘체제 안전 보장’을 언급한 데 대해 “미국 정부의 태도 변화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같은 행사에서 “(미·북) 양측 모두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난 25년간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시도 했던 실패한 공식을 뒤로 하고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는 공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에 대해 “비건 특별대표가 ‘유연한 접근’을 오늘 처음 얘기한 것 같다. 제재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안전 보장 문제가 전면에 나와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 같아서 미국 입장이 좀 달라진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고도 평가했다.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 이전의 남북 간의 접촉이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작년 5월 26일에 원포인트 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했을 때 북측에서 20시간 전에 알려줬다. 그러니까 20시간만 있으면 두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에 대해선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며 “시 주석도 가급적이면 북한이 잘 되게 하는 것이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좋은 선물이 될 것이고, 한국 정부에도 좋은 선물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