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과 관련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미 국무부는 17일(현지시간) 시 주석 방북과 관련해 “우리 목표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 가능한 북한의 비핵화(FFVD) 달성”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과 국제사회는 FFVD가 무엇을 수반하는지, 그 목표를 향한 의미 있는 진전이 어떤 것인지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라는 목표를 재차 강조함과 동시에 중국이 대북 제재 공조에 균열을 낼 가능성을 단속하기 위한 뜻으로 해석된다.

국무부는 이어 “우리는 동맹국과 중국을 비롯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함께 긴밀한 조율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 제재 결의안 이행에 책임이 있음을 재확인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워싱턴DC 정가에서는 북한과 중국의 관영 매체들이 시 주석 방북 일정을 이례적으로 미국 현지 아침 시간대에 맞춰 발표한 것은 미국을 겨냥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이달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막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무역전쟁 담판을 앞두고 ‘북한 카드’를 빼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한국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8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의 만남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 회동은 북핵 문제뿐만 아니라 시 주석 방북으로 인한 동북아 외교 판도 변화에 대비한 ‘한·미 간 작전타임’ 성격이 짙다는 게 전문가들 관측이다. 비건 대표가 다음주 중 한국을 찾아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앞서 북한과의 실무 접촉을 서두를 가능성도 크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