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당, 홍문종 공동대표 추인…'신공화당' 창당 착수
친박 핵심 김태흠 "보수우파 공멸…정치적 도의 아니다"
총선 앞두고 낙천자 합류 가능성도…'친박연대' 부활 관심


이한승 이동환 이은정 =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이 한국당 탈당과 '친박 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향후 보수진영 재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홍문종 탈당 파장…野 정계개편 신호탄일까 찻잔속 태풍 그칠까
홍 의원은 17일 대한애국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애국당 공동대표로 추인됐다.

애국당은 또 홍 의원을 신당의 공동대표에 추대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이에 따라 홍 의원은 조만간 한국당을 탈당, '태극기 세력'을 규합해 '신공화당' 창당에 들어갈 예정이다.

홍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제가 수천 명 당원과 같이 탈당할 것이다, 많은 전·현직 의원이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세상 사람들 하는 말로 뻥치는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중앙당을 만들고 9월부터 본격적으로 지역에서 시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강성 발언으로 황교안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한국당 지지 보수 유권자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15일 '태극기집회'에서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 얘기를 했을 때 왜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오지 못하나"라며 "왜 청와대가 연평해전 유족을 모아놓고 김정은 사진 돌릴 때 청와대를 향해 돌격하지 못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문종 탈당 파장…野 정계개편 신호탄일까 찻잔속 태풍 그칠까
그러나 한국당 내에서 홍 의원의 신당 창당에 대한 시각은 싸늘하다.

홍 의원이 당협위원장에서 탈락하고, 내년 4월 공천을 받기 힘든 상황이 되자 신당 창당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른바 '박근혜 팔이'를 통해 정치생명을 연장하겠다는 구시대적 정치를 끝내야 한다는 비판론도 상당하다.

친박계 핵심 인사인 김태흠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언급을 자제하다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몇 마디 드린다.

지금은 갈라졌던 보수우파가 문재인 좌파독재 정권 저지를 위해 보수 대통합을 하고 하나가 될 때"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선배님(홍문종)의 탈당과 창당 선언은 보수우파를 공멸시키는 것이고 문재인 좌파독재 정권의 장기집권을 돕는데 촉매 역할을 할 뿐"이라며 "불가피하게 당을 떠나시려면 혼자 조용히 나가셔야지 추가 탈당을 언급해 당을 흔들어대는 것도, 대의명분도 가치도 없이 사지에 함께 하자는 것도 정치적 도의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당내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통합과 전진'도 성명서에서 "개인의 영달이 우파 통합과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를 막아서는 안 된다"며 "홍문종 의원은 더는 분열을 조장하는 발언과 행동을 삼가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지금 시점에서 한국당을 탈당해 '친박 신당'에 합류할 의원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홍 의원을 따라 탈당할 의원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홍 의원의 신당이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홍 의원의 탈당으로 오히려 중도 진영을 포함한 범보수 진영의 통합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홍문종 탈당 파장…野 정계개편 신호탄일까 찻잔속 태풍 그칠까
그러나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없지 않다.

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친박 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상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TK(대구·경북) 지역 의원이나 친박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홍 의원의 신당 창당이 장기적으로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시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 가능성은 미지수이지만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되고, 총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신당이 예상 밖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나돈다.

일각에서는 '친박 신당'을 지난 18대 총선의 '친박연대'와 비교하기도 한다.

친박연대는 제18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정당으로, 당시 총선에서 14명의 당선자를 내며 '돌풍'을 일으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