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G20 계기 연쇄 정상외교…核 협상 교착 '반전 적기' 판단한듯
6월 남북회담 가능성도 계속 열어놔…북미협상 변수 등 신중론도
文대통령 "北, 가리지 않고 대화해야"…김정은에 연일 '손짓'

"북한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양자대화와 다자대화를 가리지 않고 국제사회와 대화를 계속해야 합니다."

스웨덴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비핵화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틀 전 노르웨이 오슬로포럼 초청 연설 뒤 질의응답에서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조기에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 방한하는 데 가능하면 그 이전에 (저와) 김 위원장이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데 이어 연일 김 위원장의 빠른 대화 복귀를 강조하는 모양새다.

여기에는 하노이 핵 담판 결렬 후 넉 달 가까운 시간이 흐른 가운데, 더 교착상태가 길어지는 것은 좋지 않다는 문 대통령의 우려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2일 오슬로포럼 연설 후에도 "(북미 간) 대화 모멘텀이 유지되더라도, 대화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면 대화 열정이 식을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한중·미중 등 주요국 정상 간 회담이 연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이 비핵화 협상 소강 국면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적기라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남북미 간 대화가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말 연쇄 정상회담은 비핵화 대화를 제 궤도에 올려놓는 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는 등 북미 간 교착에 변화의 조짐이 조금씩 감지된다는 점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6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에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거나, 나아가 남북미 정상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등의 '대반전'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김 위원장의 친서를 언급하며 "아주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어 이를 발판으로 정상 간 대화가 다시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국제사회는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의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얘기한 것을 두고도 일부에서는 남북미 정상이 만나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제재 해제·체제보장을 주제로 대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는 것은 현실적 여건상 쉽지 않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현재 드러난 정황들로만 판단한다면, 핵 담판 결렬의 결정적 원인이었던 북미 간 비핵화 방법론의 차이가 크게 좁혀지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속도조절'을 시사한 점 역시 신경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의 근거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잘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제재유지 원칙을 확인하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다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이 북미 대화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의견과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최대한 늦게 만나겠다고 한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의 얘기와 다르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