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해산' 이어 '국회의원 국민소환' 청원 답변 파문

이번엔 복기왕 정무비서관
野 "입법부 위협·선거개입"
靑 "일 안하는 의원 소환해야"…또 국회 압박

청와대의 국민청원 답변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정당 해산 청구를 ‘국민들 몫’으로 돌린 데 이어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적극 지지하고 나서면서 야권과의 갈등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연 이틀 쓴소리하는 靑

청와대는 12일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과 관련한 국민청원에 대해 “대통령뿐 아니라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도 소환할 수 있는데 유독 국회의원에 대해서만 소환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것은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는 국민이 부적격한 국회의원을 임기 중 소환해 투표로 파면할 수 있는 제도다.

청원인은 “일하지 않고 헌법을 위반하며 국민을 무시하는 국회의원은 국민이 직접 소환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청원한다”고 주장했다. 답변자로 나선 복기왕 청와대 정무비서관(사진)은 이에 “국민소환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 이후로, 탄핵 반대 여론과 함께 국민의 의사를 왜곡하는 국회의원을 임기 중 파면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20대 국회에서도 여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3개 있지만 국회에서 긴 잠을 자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청원 답변을 통해 우회적으로 국회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는 평가다.

野 ‘입법부 위협’ 맹비난

청와대는 이처럼 연이틀 국회를 향해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1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해산을 청구한 국민청원에 대해 “내년 4월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질책으로 보인다”며 정당 해산 청구 권한을 국민들에게 돌려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야당은 ‘입법부 위협’ ‘선거 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에서 “청와대 청원 게시판은 이미 ‘사회 갈등 조장 게시판’ ‘친문(친문재인)세력 집결지’가 된 지 오래됐다”며 “청원제도 본래의 기능은 사라지고, 청와대발(發) 국회 저격과 야당 저격의 전초기지가 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또 “경제 하방세를 지적하면서도 대책은 없는 경제수석, 정무 감각 없이 야당만 공격하는 정무수석, 인사 참사를 만들고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만 하는 민정수석, 일자리 없는 일자리 수석이 포진한 청와대야말로 ‘국민 민원 1순위’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청와대가 국민청원을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행정부가 국민청원이라는 홍위병을 동원해 입법부를 위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강 수석이 ‘정당 해산’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다시 야당에 대해 전면전을 선언했다”며 유감을 밝혔다.

靑 경제보좌관 ‘한국당 의원 고소’

청와대와 야당 간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갈등이 소송전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사위 관련 업체에 공기업이 수백억원을 출자해 준 배후에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있다는 한국당의 의혹 제기에 “허위 사실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한국당 의원들을 조만간 고소하기로 했다”며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곽상도·이종배 의원 등 한국당 ‘문다혜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의 사위 서모씨가 재직했던 ‘토리게임즈’와 관련된 벤처캐피털 업체 ‘케이런벤처스’가 한국벤처투자로부터 280억원의 의문스러운 투자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신생 업체인 케이런벤처스에 공기업인 한국벤처투자가 수백억원을 출자한 배경에는 한국벤처투자 대표로 재직한 현 청와대 주형철 경제보좌관이 있다”고 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한국당이 지목한 회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설립돼 두 차례에 걸쳐 210억원을 출자받은 것으로 한국벤처투자 공시에 나와 있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에 거액을 출자받았고 게다가 설립 2개월 만에 120억원을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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