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이 10일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어설픈 진보와 개념 없는 정치가 만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바른미래당 의원 워크숍 특강에서 “소득주도성장이란 말은 경제학자로서 볼 때 용어 자체가 성립이 안 되고 족보가 없는 것”이라며 “이 정권에서 노동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사람이 누가 있는지 모르겠고, 모두가 청와대만 쳐다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하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인 김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4∼2006년 노동부 장관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2016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김 전 장관은 “선거 과정에서 정책을 급조하다 보니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괴물이 나타난 것”이라며 “정책적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정치적 분위기만 따라가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본이 안 된 친구들이 국정을 담당하고 있으니 화가 난다”고도 했다.

유승민 의원이 “경제정책 전환은 우리 사회 어디에서, 어떻게 가능할까”라고 질문하자 김 전 장관은 “이렇게 가다 가는 국민들에게 거짓말하는 것밖에 안 된다는 자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대통령이 생각을 바꾸는 게 가장 빠를 텐데 그럴 가능성은 별로 안 보인다”고 했다.

이혜훈 의원이 “최저임금의 적절한 인상 폭은 얼마라고 보느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은 “답은 동결밖에 없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선 “국가적으로 설계하고 준비해야 하는데 우리는 너무 준비가 안 된 것 같아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