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정권 수립 기여·동조 시 포상에서 제외…고칠 의사 없다"
"中 비자심사 강화, 위조서류 적발 때문…화웨이와 무관"
靑, 김원봉 서훈 논란에 "현행 규정상 불가능…논란 여지없어"
청와대는 10일 약산 김원봉의 독립유공자 서훈 논란과 관련해 "국가보훈처의 독립유공자 포상심사 조항상 서훈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 선생을 언급한 이후 그에 대한 서훈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해방 후 월북 활동을 한 김원봉에 대해 서훈을 주는 것이 맞느냐를 놓고 논란이 불거지자 청와대가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가보훈처의 독립유공자 포상심사 기준의 8번 항목을 보면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 및 적극 동조한 것으로 판단되거나 정부수립 이후 반국가 활동을 한 경우 포상에서 제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조항 때문에 김원봉 선생은 서훈, 훈격 부여가 불가능하다"며 "그런데 마치 이것을 바꿔서 뭘 할 수 있다든가, 보훈처가 알아서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와 청와대, 보훈처 방침도 규정에 의해 판단한다. 이것을 당장 고치거나 할 의사도 없다"며 "더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이던 2015년 '김원봉에 마음으로나마 최고급 훈장을 드리고 싶다'고 한 것을 두고서는 "대통령이 김원봉 선생뿐만 아니라 김구 선생 등 독립운동을 하신 분에 대한 존경심을 말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현충일 추념사 내용 중 야당 대표 시절에 하셨던 말씀과 특별히 연결지을 것은 없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서훈을 추진한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주요 항일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의 '조선의열단 창단 100주년 기념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 여부와 관련,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서 의열단 창단 1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단체가 개별적으로 기념사업을 할 순 있으나 정부가 관여하고 지원하는 바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보훈처에서 예산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받은 바 없다"며 "예산은 작년에 국회에서 다 결정됐으니 현실적으로 올해는 예산을 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화웨이 사태'의 영향으로 중국이 한국인 상용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는 한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주한중국대사관이 최근 비자신청 때 위조서류를 제출하는 사례를 적발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며 "화웨이 건 때문에 중국이 한국인 상용비자 발급을 제한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로 중국 정부가 삼성, SK하이닉스 등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을 소집해 압박을 가했다는 일부 보도를 두고서도 그는 "반도체의 가격 담합과 관련해 기업들을 끊임없이 불러서 얘기하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버닝썬 수사'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가 수사 관련 최초 첩보가 허위일 가능성을 청와대에 전달했으나 묵살당했다는 한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2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A 경위가 사전 연락 없이 청와대를 방문해 한 행정관이 그의 주장을 들었으나 뒷받침할만한 근거도, 자료도 없어 관련 내용을 경찰청에 확인하도록 통보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방송·출판사들이 북한 영상·저작물 등을 사용하고 북한에 낸 저작권료가 법원의 공탁금 보관 기간 10년 제한 규정으로 정부에 귀속될 상황에 처하자 저작권 업무를 대행하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이 법원에서 돈을 찾은 것에 대해서는 "공탁법에 근거한 정상적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멸시효가 임박한 2009년 공탁금 2천200여만원을 처리해야 하는데 현재 현금을 북한으로 보낼 수 없어 (공탁금을) 재공탁하라는 법원의 통보를 받고 경문협이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문협이 공탁금을 재공탁한 것을 두고 '공탁금의 국고 귀속일이 다가오자 '회수 후 재공탁'이라는 방법으로 북한이 돈을 가져갈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해준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