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윤리위원장 인선 조금도 부끄럼 없어", 이찬열 "인격살인성 막말"
바른정당계 "윤리위원장, 孫 사조직 우두머리…당이 동아시아미래재단 시다바리냐"
'정병국 혁신위' 합의 불발…"다음 주 연찬회서 추가 논의"
'하태경 징계' 격돌…"노인폄하 일벌백계" vs "윤리위 편파적"
바른미래당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한 당 윤리위의 징계절차 착수를 놓고 또다시 둘로 나뉘어 충돌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는 하 최고위원에 대한 '일벌백계'를 주장했지만,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한 반당권파는 윤리위가 편파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강하게 맞섰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달 22일 임시최고위원회의에서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말했다가 당 윤리위에 제소됐다.

손 대표 측근인 이찬열 의원은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하 최고위원의 어르신 폄하 발언은 도를 넘는 막말"이라며 "그간 당내 회의에서 나온 인격 살인성 막말은 기가 막힐 지경이고 이는 당 이미지 추락은 물론 내년 총선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당원 한 사람으로서 이번 사안을 단호하게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원내 지도부를 이끌 오신환 원내대표는 친손, 반손 이야기를 하며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며 "오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아니다.

앞으로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길 바란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유승민 의원은 꼭두각시 데리고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라"고 한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바른정당계 분들이 다른 야당이 집회하는 곳에 가 있는 모습을 보고 우리 당이 어쩌다 이렇게 됐나 하는 충정에 나온 말"이라며 "일부 지나친 내용이 있었다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하태경 징계' 격돌…"노인폄하 일벌백계" vs "윤리위 편파적"
이 의원이 발언을 마치기 무섭게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집단 반발했다.

특히 윤리위가 하 최고위원과는 달리 이 의원의 발언은 징계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편파성 시비가 붙었다.

이혜훈 의원은 "이찬열 의원은 징계 면제돼야 하고 하 최고위원은 징계돼야 한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하 최고위원의 발언은 '좋은 말'은 아니지만 해당행위로는 볼 수 없고, 본인 스스로 3번이나 진정성 있는 사과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찬열 의원은 사과한 적도 없고 지금도 하지 않고 있다"며 "당 대표부터 당을 편파적으로 운영하지 않아야 이런 일이 안 생긴다"고 덧붙였다.

이혜훈 의원은 "송태호 윤리위원장은 '손학규 대통령 만들기' 사조직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우두머리"라며 "애당초 이 자리에 오면 안 될 분이었다.

이찬열 의원도 그 사조직의 이사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지상욱 의원도 "당초 윤리위원장이 올 때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아닌 동아시아재단 이사장으로 적혀 있어서 인지하지 못했다"며 "손 대표가 사조직을 이용해 당을 비민주적으로, 불공평하게 운영하리라는 것을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괴스러운 표현이지만 (당은)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시다바리'(일하는 사람 옆에서 그 일을 거들어주는 사람)가 아니다"라며 "이는 막말이 아니다.

엄연히 국어사전에 있는 말"이라고 했다.

이에 이찬열 의원은 "말을 제대로 하기 바란다.

내 발언은 해당행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렇게 끼리끼리 행동하지 말아라. 그래서 당내 갈등이 여기까지 온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태경 징계' 격돌…"노인폄하 일벌백계" vs "윤리위 편파적"
지난 4월 말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 당시 김관영 전 원내대표의 '사개특위 사보임' 조치와 관련한 진실공방도 재차 벌어졌다.

이찬열 의원은 "그날(4월 23일) 의원총회에서 내가 유심히 봤다.

하 최고위원이 옆에서 사보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라고 다그쳤지만 김 전 원내대표는 약속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혜훈 의원 "진실공방은 부끄러운 일이고 방법은 한가지다.

녹취록 공개밖에 없다"며 "오 원내대표에게 녹취록 공개를 요청한다.

이 논쟁을 여기서 마무리하자"고 했다.

두 의원은 "예의를 지켜라"(이혜훈 의원), "예의도 모르고…정치를 제대로 배워야지"(이찬열 의원)라며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말다툼이 계속되자 당내 최다선(5선)인 정병국 의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의총장에서 퇴장했다.
'하태경 징계' 격돌…"노인폄하 일벌백계" vs "윤리위 편파적"
이후 약 1시간 40분간 비공개 의총에서는 안철수계 일부 의원들이 제안한 '정병국 혁신위원회'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으나 합의는 불발됐다.

다만 이른바 '안철수·유승민계 연합군'은 의총에 참석한 손 대표를 향해 '정병국 혁신위원회' 설치를 수용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브리핑에서 "다수 의원이 혁신위 설치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손 대표도 혁신위 필요성에 공감했고 '정병국 혁신위' 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혁신위는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내주 월요일 의원 연찬회에서 합의를 과정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바른정당계 한 의원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혁신위 안건을 놓고 총 12명이 의견을 개진했다"며 "찬성이 10명, 반대가 2명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손 대표는 의총 후 취재진과 만나 송태호 윤리위원장 인선과 관련, "그 분은 능력과 인격을 모두 갖춘 분이라 윤리위원장으로 모신 것"이라며 "그것에 대해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