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얘기하는 황교안 대표(왼쪽 두 번째)와 나경원 원내대표 뒤로 강효상 의원(뒤쪽 가운데)이 한·미 정상 통화내용 유출 논란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 위해 연단으로 내려가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얘기하는 황교안 대표(왼쪽 두 번째)와 나경원 원내대표 뒤로 강효상 의원(뒤쪽 가운데)이 한·미 정상 통화내용 유출 논란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 위해 연단으로 내려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6조7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내달 통과 여부도 불확실해지고 있다. 29일로 20대 국회 3차 예결산위원회 임기가 끝나지만 여야가 4년차 예결위 구성조차 못 하면서 ‘예결위 부재’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9일 “더불어민주당이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지는 집권 여당이 아니라 권력은 잡되 책임은 없는 집권 야당으로 착각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국당이 개최한 강원 산불대책 회의에 7개 부처 차관들의 참석을 요구했으나 모두 불참하자 “이래놓고 국회를 정상화하자는 것인가”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이재민 피해까지도 정략적으로 ‘정권 이익계산서’만 두드리는 정부가 민생을 챙기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서울 종암동 고려대 교우회관에서 진행한 특강에서 정부에 대해 “규제개혁에 관심이 없다”며 “손안에 있는 공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규제 때문에 시장경제가 곡소리 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는 추경과 관련해 “여당이 현금 살포와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성 정책 등의 꼼수로 내년 총선을 치르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황 대표를 직접 겨냥하며 한국당의 추경안 통과 협조를 재차 요구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9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한국당의 국회 거부로 추경이 (국회에 제출되고) 35일째 잠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2016년 총리 시절 황 대표가 민생을 살리기 위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추경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며 “즉시 국회로 돌아와 추경 통과와 민생 입법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황 대표에 대해 “정책 경쟁을 거리에서 하겠나, 아니면 국회에서 하겠나”며 “국회는 파탄 내고 말로만 민생, 입법과 예산을 거론하면 그건 전형적인 위선의 정치”라고 꼬집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