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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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비하 단어) 발언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와 관련한 언급을 극도로 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이 당 차원의 공세를 이어가는 한편, 원내에서는 소통을 위해 비판을 자제하는 등 ‘역할 분담’을 통해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을 맡은 백혜련 의원 등은 17일 국회 의안과에 나 원내대표 징계안을 제출했다. 징계안에는 백 의원을 비롯해 최도자 바른미래당·장정숙 민주평화당·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여성의원들이 대표로 한 명씩 서명했다.

백 의원은 “징계안을 제출해 국회 차원의 조치는 다 한 거로 보고, 앞으로는 각 지역 여성위원회 등에서 규탄대회 등 조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징계안을 공동 제출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했다”며 “이 징계안은 국회차원에서 여성분들에 대해 사죄하는 의미를 담았다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지난 15일에는 국회 본청 앞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망언 규탄 및 사퇴 촉구’ 집회를 열기도 했다.

반면 이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나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 이후 일주일 가까이 이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국회 정상화 협상을 위해 나 원내대표 개인에 대한 비판을 피하는 등 ‘인내 모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그는 지난 15일 진행된 ‘진짜 민생 대장정’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나 원내대표와) 협상을 해야 하는데 대답하기 참 난처하다”며 답변을 피했다. 같은 날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나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는 와중에도 이에 대한 언급은 물론, 한국당에 대한 비판도 자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가 취임 후 나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한 적이 없다”며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 비판은 자제하고 소통은 계속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막말 논란에 대해 “민주당이 극우·막말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자기들에게 불리한 용어는 극우가 사용하는 나쁜 용어라는 프레임을 씌워 막으려는 것”이라며 “전체주의의 시작이고 표현의 자유 탄압”이라고 강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