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새 원내대표에 재선의 오신환 의원(서울 관악을)이 15일 선출됐다. 오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치러진 경선에서 24표 중 과반을 얻어 ‘친손학규(호남)계’로 꼽히는 김성식 의원을 눌렀다. 바른정당계뿐 아니라 안철수계 상당수도 오 원내대표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표보다 1점 높아 71점"…퇴임 기자회견서 자평'패스트트랙 강행' 내홍에 임기 40여일 남기고 중도퇴진"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퇴임을 하루 앞둔 14일 "새 원내지도부는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시작된 선거제도·사법기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 달라"고 요청했다.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임 원내지도부에 세 가지 고언을 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패스트트랙 법안은 제3당인 우리 당의 끈질긴 요구와 결단으로 이뤄냈다"며 "정치개혁의 큰 과제가 최대한 이른 시기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당 내외에서 정치력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두 번째 당부는 제3당의 가치를 지켜달라는 것"이라며 "중도 개혁 세력으로서의 제3당의 판단 기준은 보수·진보 이념이 아닌 오로지 민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마지막으로 당내 화합을 주도해 내년 총선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기호 3번으로 모두 출마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김 원내대표는 작년 6월 원내대표에 당선된 이후 지난 11개월을 '격동의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그는 특권 내려놓기, 선거제 개혁, 권력분립형 개헌 등을 이루고자 했던 과제로 소개하고 "특히 국회의원 특수활동비 폐지는 바른미래당의 과감한 결단으로 종지부를 찍게 됐다"고 자평했다.선거제 개혁에 대해서는 "끝내 협상을 통해 연동형 비례제 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고, 개헌과 관련해서는 "선거제 개혁과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여야가 합심해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김 원내대표는 민주평화당 유성엽 신임 원내대표가 공직선거법 개정과 관련해 의원정수 확대를 주장한 데 대해 "(한국당을 뺀) 야 3당이 처음에는 330석의 단일안을 만들었다가 최종 300석으로 하기로 더불어민주당과 합의했다.여야 간 협상과 합의 과정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아울러 "한국당과의 법안 합의 없이 선거법을 패스트트랙 절차 이후 그대로 본회의에서 표결하는 것은 최악"이라며 "패스트트랙은 협상의 시작일 뿐이므로 반드시 한국당도 함께 논의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 원내대표는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명(하태경·이준석·권은희)이 손학규 대표 사퇴를 주장하며 최고위원회의에 계속 불참하고 있는 것과 관련, "신임 원내대표가 당무 거부 중인 최고위원들을 충분히 설득해야 한다"면서도 "지도부의 무조건 퇴진을 주장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이어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자신을 거세게 비판한 유승민 의원에 대해 "서운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도 거짓말"이라며 "곧 만나려 한다"고 밝혔다.권은희 의원이 지난 3일 자신에게 조기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예상하지 못했었다"면서 "서운한 감정도 있었지만 정치적으로 순수한 의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지난달 25일로 다시 돌아가도 권 의원을 사보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날은 패스트트랙에 따른 갈등을 끝내고 싶어 무조건 통과를 시키려고 사보임을 했다"며 "결국 그날 통과가 안 되고 주말이 지나버렸는데, 그럴 줄 알았으면 사보임을 안했을 것"이라고 답했다.그는 '원내대표 퇴임을 앞두고 자신에게 몇 점을 주고 싶느냐'는 질문에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전 원내대표가 스스로 70점을 주던데, 거기에 1점 더해서 71점을 주겠다"고 자평했다.김 원내대표는 새 원내대표 선출되는 15일부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작년 6월 25일 원내지휘봉을 잡은 지 324일 만으로 임기 1년을 모두 채우지 못한 중도퇴진이다.김 원내대표는 사개특위 위원 강제 사보임 등 원내지도부의 패스트트랙 강행 조치에 다수 의원이 반발, 사퇴를 요구하자 지난 8일 의원총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연합뉴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의 '제3지대 신당' 구상에 대해 불가 입장을 밝혔다.김 원내대표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은)합당연대를 안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그 문제(제3지대 신당)는 거론 안됐으면 한다”며 “화합과 무장을 해서 자강하고 혁신·화합하는 모습을 보일 때"라고 말했다.앞서 유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의원총회에서 신임 평화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제3지대 신당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다음 총선에서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모두 전멸할 수밖에 없어서 (신당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고, 그런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된 선거제 개편안의 부결 가능성에 대해 "패스트트랙 안건이 270일이 될지 330일 될진 모르겠지만 본회의장에서 그대로 표결 임하는건 최악의 경우라고 생각한다"며 "자유한국당도 들어오고 새로운 구성원들이 같이 해서 합의처리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의원 정수 확대에 대해서는 "단일안 과정에서 330명으로 했다가 300명으로 줄였기 때문에 과거의 협상 과정이 충분히 고려돼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을 무시못하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 등 중립지대 표심 촉각…1∼2표차 박빙 예상'손학규 체제' 신임여부 변수…김성식 "질서있는 퇴진" vs 오신환 "즉각 퇴진"15일로 예정된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국민의당 출신 여성의원 4명의 표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당내에서 'L4'(Lady 4)로 불리는 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의 표 향방에 따라 차기 원내대표 선거의 당락이 좌지우지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경선을 하루 앞둔 14일 당 관계자들은 국민의당 출신 김성식 후보와 바른정당 출신 오신환 후보가 각각 8∼9표의 확고한 지지표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총 유효표가 사실상 24표인 점을 감안하면, 8표 정도가 '중립지대'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을 중립성향으로 분류되는 'L4'가 차지하고 있다.이들 4명의 여성의원이 그동안 주요 사안을 놓고 비교적 통일된 입장을 보여온 만큼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공동행동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이 때문에 두 후보가 'L4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김 후보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성의원들은 그동안 손학규 대표의 즉각적인 사퇴보다는 단계적 퇴진을 요구해왔다"며 "이는 혁신위를 통한 리더십 재창출을 강조한 김 후보 입장과 맞닿아 있는 만큼 여성의원들이 지지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반면 오 후보 측은 당 지도부의 패스트트랙 강행 과정에서 이들 여성의원들이 '당권 반대파'로 선회했다고 보고 이번 경선에서 확실한 표 지원을 통해 지도부를 심판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실제로 이들은 패스트트랙 추인을 위한 의원총회 당시 찬성표를 던졌으나, 김관영 원내대표의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 사보임 조치에 반발해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요구서에 서명한 바 있다.권 의원은 이날 김관영 원내대표 퇴임 기자회견에 동석해 차기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한 개인적 생각을 밝혔다.당 정책위의장인 권 의원은 15일 김 원내대표와 동반 사퇴한다.권 의원은 "어떤 후보든 당의 화합에 집중해야 한다"며 "마비된 국회 상황을 돌파해낼 수 있는 능력, 의원들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의원들이 손 대표의 퇴진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기보다는 현 지도부가 당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인식하는 데 전부 공감하고 있다"며 "당 리더십 문제에 대해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는 혁신위를 통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는 지도부의 단계적 퇴진을 강조한 것으로, 일각에서는 김 후보 지지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김중로·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다른 안철수계 의원들도 '중립지대'로 분류된다.행여 여성의원들의 표가 갈릴 경우 이들 의원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중립지대 의원들이 7∼8명이나 되는 상황이어서 투표함을 열기까지는 깜깜한 상황"이라며 "1∼2표 차로 당선, 낙선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두 후보는 이날 오전 각종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막판 표심 경쟁을 펼쳤다.'손학규 체제'의 유지를 놓고 김 후보는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한 반면 오 후보는 '즉각 퇴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각을 세웠다.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손학규 지도체제'에 대한 신임여부를 묻는 장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김 후보는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리더십에 일신이 필요하다는 것은 공통된 생각"이라며 "당선되면 최고위 합의로 혁신위원회를 만들어 지도부 거취까지 논하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나는 초계파적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당 화합을 전제로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를 포함해 모든 정치적 자산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오 의원은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 "지금 우리 당은 죽음의 계곡을 걷고 있다"며 "원내대표에 당선되면 현 지도부를 퇴진시키고 당을 자강·혁신으로 한 데 묶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그는 "당 통합 이후 화학적 결합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며 "그러한 역할을 해 온 것을, 또 그 진정성을 L4, 여성의원들도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