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제재 압박에 북한이 정면 반발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북한은 최근 미국 정부가 유엔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북측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한 데 대해 “불법무도한 강탈 행위”라며 즉각 돌려보내라고 요구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의 이번 처사는 ‘최대의 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 보려는 미국식 계산법의 연장”이라고 주장했다. 또 “6·12 조미(북·미) 공동성명의 기본 정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지난 2월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비교적 수위가 높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 형식으로 대미 비난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9일 북한 석탄을 불법 운송하는 데 사용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에 대해 “저들의 국내법을 다른 나라들이 지킬 것을 강박하고 있는 미국의 후안무치한 행위야말로 보편적인 국제법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미 당국은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거론하며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걸 맨델커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이 경제 제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이버 범죄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후원하는 해커조직 라자루스의 가상화폐 탈취를 언급하며 “일부 나라와 불량 행위자들은 경제 제재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전자화폐로 눈을 돌린다”고 지적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