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파업 임박하자 부랴부랴 대책
어정쩡한 봉합 '제2 카풀' 우려

김우섭 정치부 기자
민주당, 관료 탓하며 1년 방치하더니…파업 전날로 잡힌 첫 회의마저 연기

“1년간 방치하다 파업 하루 전날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됩니까.”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13일 이틀 앞으로 다가온 버스 파업 사태를 지켜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작년 7월 1일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을 주도한 정치권이 가장 큰 피해자인 버스 기사들의 문제를 알고도 수수방관했다는 비판이다. 당정은 파업 하루 전날인 14일에 관련 회의를 처음 열기로 했지만 의견 조율에 실패해 연기했다.

15일 예고된 버스 파업 중재에 나선 정치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파업은 오는 7월 300인 이상 노선버스 사업장의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임금 보전 문제로 시작됐다. 버스업계의 급여 체계는 연장근로수당 비중이 높아 노동시간 감축이 곧바로 임금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월 60만~100만원이 줄어든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1년의 시간이 있었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그동안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했다. 국토교통부는 광역자치단체에 요금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광역자치단체들은 요금 인상 대신 정부의 예산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이 중재자로 나서달라는 버스 회사의 요청이 이어졌지만 최근까지 묵살당했다. 결국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집권 3년차를 맞아 당의 주도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해결에 나섰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떠밀려 급조 대책을 내놓다 보니 결국 국민의 혈세가 투입될 수밖에 없었다. 민주당이 이날 내놓은 버스 회사 준공영제 도입 방안은 지방자치단체가 버스 업체의 운송 수입을 관리하면서 업체에 재정 지원을 해주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국민의 세금으로 버스회사의 적자를 보전해준다는 것이다. 당정 간 조율이 안 된 상태에서 나온 정책이다 보니 재원을 대야 하는 지자체에선 벌써 국고를 보조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지원 규모도 천문학적이다. 버스 준공영제를 적자 버스 노선이 많은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로 대상을 넓히면 총 1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지금까지 ‘아마추어’식으로 주도했던 정책들이 실패로 끝났다는 점에서 버스파업 대책에 대해서도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영업 활성화를 위한 카드 수수료 인하의 경우 비용 부담을 모두 떠안게 된 카드사들은 줄지어 카드 혜택을 줄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됐다. 카드사 노조는 정부가 대형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하한선 마련 등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이달 말 총파업하겠다고 나선 마당이다. 카풀 문제 역시 여당이 앞장서서 정치적으로만 풀려고 하면서 근본적인 해결이 막혀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이 뒤늦게 끼어들어 어정쩡한 결과물을 냈던 ‘카풀(승차공유 서비스) 대책’의 실패가 이번에도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duter@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