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대담…'재벌성장 회귀'·'親대기업' 해석 일축
대법원 판결 앞둔 이재용 만남에 "재판은 재판, 경제는 경제"
文대통령, '대기업관' 피력…"경제·일자리 위해 누구든 만난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재벌·대기업과의 관계에 있어 일종의 원칙과 철학을 제시했다.

요약하자면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면 누구든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밤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KBS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에 도움 되는 것이라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벤처기업이든 누구든 만날 수 있고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대기업 오너와의 만남이나 기업 방문을 스스럼없이 이어가고 있다.

잠재 성장률이 점차 낮아지는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 마련, 즉 혁신성장을 위해 필요한 행보라는 것이 문 대통령의 설명이다.

이를 놓고 '대기업 감싸기', '재벌성장으로의 회귀'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에도 문 대통령은 선을 그었다.

이는 '이분법적 사고'라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재벌을 만나면 친(親)재벌이 되고, 노동자를 만나면 친노동자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그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방문을 앞두고 오전 국무회의에서는 대기업 오너들이 회사에 대해 횡령·배임 등 범죄 저지르고도 계속 경영권을 가지지 못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했다"고 소개하며 "그것이 반재벌이겠나.

그런 것은 상투적인 비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재용 부회장과의 만남에 대해 "재판을 앞두고 봐주는 것 아니냐,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이 있을 수 있다"며 "재판은 재판이고 경영은 경영, 경제는 경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수소차·시스템 반도체·바이오 산업 등이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시스템 반도체 가운데 설계하는 팹리스(Fabless) 분야는 설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적합한 업종"이라며 "또한 바이오 헬스 분야도 오히려 중소기업들이 약진하는 분야고, 경차 전기차, 상용차 전기차 부분은 중소기업이 오히려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