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8일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이번에 뽑히는 신임 원내대표는 이해찬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는다. 선출 직후에는 장외 투쟁 중인 자유한국당 등 야당을 설득해 민생 법안과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경선은 3선의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 간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와 달리 ‘친문(친문재인)’ 후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3인의 특색이 뚜렷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세 의원은 모두 원내대표 출마 출사표에서 내년 총선을 이끌 적임자임을 자임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고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으로 활동했다. 당과 청와대의 소통을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세 후보 중 가장 친문 색채가 짙은 인물이다. 추미애 대표에 이어 이해찬 당대표 체제에서도 정책위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당권파’ 성향이 강화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 정책에 깊이 관여한 점을 내세우며 정책 결실을 볼 수 있는 원내대표 역할론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에 원내대표 ‘삼수’에 도전하는 노 의원은 당내 뚜렷한 지지 기반이 없는 ‘비주류’로 분류된다. 다른 후보들보다 지지 기반이 약하지만,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아 중립적이면서도 포용력과 확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 의원은 ‘경색 정국 해결사’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 가장 늦게 합류했지만, 당내 탄탄한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 출생) 학생운동권 대표주자로서 당내 의원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더좋은미래 등의 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조 친문’으로 분류되는 전해철 의원을 비롯한 친문 ‘부엉이 모임’ 일각의 지지도 받고 있다.

결선투표 여부가 당락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 의원 측은 1차 투표에서 의원 128명 중 과반수(65명) 표를 확보해 결선투표를 치르지 않고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전략이다.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1차에서 노·이 의원에게 분산됐던 표심이 결집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내에선 이 의원이 결선투표에 진출할 경우 1차 투표에서 노 의원을 향했던 표심에 대한 흡입력이 김 의원보다 우위에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출마한 후보가 3명이나 되는 만큼 결선투표에 가지 않고 당선자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김 후보 측에서 1차 투표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어 결과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