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수행' 김여정도 출발·도착 시 포착 안돼

방러 일정을 시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간부들과 인파의 환호 속에 러시아로 향하는 영상이 24일 공개됐다.

하지만 방러 수행자 명단에서 빠진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조선중앙TV가 방영한 2분 30초 분량의 김 위원장의 출발 전 전송행사 영상을 보면 전용차량을 타고 역사에 진입한 김 위원장은 차에서 내린 뒤 미리 도열해 있던 간부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그러나 기다리고 있던 고위간부들 속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미 협상과 정책 전반을 평가·조정하고 조직도 재정비하면서 김 부위원장에게 판단 착오의 책임을 물어 업무를 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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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거의 모든 외국 방문 일정마다 '그림자 수행'을 하며 사실상 비서실장 역할을 했던 김여정 제1부부장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제1부부장은 과거 김 위원장의 공식 일정 시 수행자 명단에 호명된 적은 많지 않지만, 늘 김 위원장의 미리 현장 점검을 하거나 김 위원장이 상대측으로부터 받은 꽃다발을 건네받는 등 종횡무진 활약하는 모습이 영상에서 포착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앙TV 출발 영상은 물론, 러시아 현지 언론에 공개된 러시아 하산역 도착 영상에서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하산역에 내려 러시아 측의 환영인사를 받으며 건네받은 꽃다발을 챙긴 것 역시 김 제1부부장이 아닌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출발 전 전송행사에서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과 박태덕·최휘·박태성·리수용 당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와 박봉주 당 부위원장,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인사를 나눈 뒤 최 상임위원장에게는 뭔가를 '당부'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으며, 인공기와 꽃을 흔들며 환호하는 인파에 손을 흔들고 '목례'로 화답했다.

중앙TV는 이날 오전 다른 북한 매체들과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의 출발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역사의 모습이 평양역과 달라 평양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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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