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여성·평화·안보 관련 공개토의 발언
외교차관, UN서 "위안부 존엄회복 노력"…日대사 "해결 끝" 딴지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은 "한국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이 문제를 역사적 교훈으로 기리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여성·평화·안보 관련 공개토의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이 평생의 고통을 치유하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차관은 "한국 역시 분쟁 하 성폭력의 아픈 경험을 겪은 국가"라며 "우리 정부도 국제사회의 여성·평화·안보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분쟁 하 성폭력 철폐를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무력분쟁지역에서의 여성에 대한 성폭력 철폐 등을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 1325호 채택 20주년을 앞두고 여전히 많은 분쟁지역에서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데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분쟁 예방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피해자 중심 접근법을 적용하며, 시민사회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와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 차관은 '안보리 결의 1325호 채택 준비를 위한 고위급 부대행사'에서 한국 정부가 오는 7월 2∼3일 서울에서 여성·평화·안보 관련 연례 국제회의를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또 분쟁 하 성폭력 대응 사업에 800만 달러를 지원하고, 한국 여군의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안보·평화 분야에서 여성 대표성을 제고하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차관은 이번 회의 참석을 계기로 프라밀라 패튼 유엔 사무총장 특별대표(분쟁 하 성폭력 분야 담당)를 면담하고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이니셔티브를 소개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외교부 주도로 분쟁 상황에서 성폭력을 근절하고, 여성의 분쟁 해결 기여를 장려하는 것을 목표로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이니셔티브'와 자문위원회를 출범했다.

아울러 이 차관은 로즈마리 디칼로 유엔정무평화구축국 사무차장과 마리아 루이자 리베이로 비오티 사무총장 비서실장을 만나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와 국제사회 현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차관은 한국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유엔의 지지에 사의를 표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 과정에 있어서 유엔의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한편, 이날 공개토의에서는 일본 측 참석자가 "위안부 문제는 해결이 끝난 일"이라며 이 차관의 발언에 딴지를 걸기도 했다.

NHK에 따르면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 유엔 일본대사는 자신의 발언 차례에 "일본 정부는 오랜 세월을 걸쳐 이 문제에 진지하게 대처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5년 12월에는 (한일) 양국의 외교 노력의 결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합의에 도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