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차관보 대행, 韓정부의 '단계적 접근' 질문에 "의미 이해하기 어려워"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대행은 23일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근본적인 결정이 전제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종류의 '딜'도 논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내퍼 부차관보 대행은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아산 플래넘 2019' 참석 직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한국정부가 추진하는 점진적 접근(incremental approach)이 한미 양국 간 대북공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내퍼 대행은 전날 열린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의 외교부 출입기자단 간담회 내용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히고는 "빅딜(big deal·대형 합의), 미디엄딜(medium deal·중간급 합의), 스몰딜(small deal·작은 합의), 굿이너프딜(good enough deal·충분히 좋은 합의) 등 모두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현직 미국 정부 당국자인 내퍼 대행의 이 같은 발언은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핵무기 폐기를 포함하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에 대해 미국 조야에서 제기된 회의론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퍼 대행은 또 "솔직히 (비핵화에 대한 점진적 접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한국 정부의 '굿이너프딜' 기조와 관련, 한미 당국 간 논의의 기회가 있었는가'하는 질문에는 "내가 회의에 참석한 바가 없는 만큼, 그 부분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그 어떤 경제협력이나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제재 완화도 선행될 여지가 없다고 봐야 하냐'는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내퍼 "北 완전한 비핵화 근본적 결정 없인 어떤 딜도 논의못해"
주한미국대사 대리 경력의 내퍼 부차관보는 앞서 패널로 참석한 아산플래넘 토론에서 한미간 대북정책 및 동맹 운용과 관련한 '균열설'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긴밀하게 조율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한미 양국 간에 각급에서 일일 단위로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하며 "한미는 같은 입장(same page)에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