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각종 매체와 당조직을 앞세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시정연설에 대한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한 것은 김일성 주석 이후 29년 만에 처음인 데다가, 북미 비핵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정책 방향이라는 점에서 학습 열풍을 띄우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시정연설을 높이 받들고 새로운 승리를 향하여 총진격해나가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전당적, 전사회적으로 김정은 동지의 역사적인 시정연설에 대한 학습열풍을 세차게 일으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을 "우리 혁명 앞에 조성된 정세와 환경, 장래전망을 과학적으로 통찰한 데 기초"해 천명한 "현 단계에서의 사회주의 건설과 공화국 정부의 대내외 정책"이라고 평가하며 전 주민의 필독서로 열독을 주문했다.

신문은 "우리 힘, 우리 식으로 부흥의 활로를 보란 듯이 열어나가야 한다"며 '자력갱생과 자력에 의한 경제건설' 노선의 실행에 초점을 맞춰 주민들에게 설파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국가의 자강력을 끊임없이 증대시키고…남에 대한 의존심과 안일해이, 패배주의와 같은 잡사상들을 불사르고 사회주의 우리 집을 우리 손으로 꾸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설은 시정연설의 대외 및 대남 정책 의미와 관련,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적대적 책동을 저지 파탄시키고 북남관계의 지속적 발전과 조선반도의 평화보장을 이룩하기 위한 길을 밝힌 등대"라고 주장했다.
北, 김정은 시정연설 학습열풍…"자자구구 심장에 쪼아박아"
신문은 또 '시정연설 학습열풍으로 온 나라가 끓는다' 제하 별도 기사에서 각지에서 시정연설 학습 열풍 상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평양시 당 위원회를 비롯해 각급 당조직을 중심으로 시정연설 내용과 의미에 대해 집체학습, 설명·토론, 게시물 배포 등으로 주입하는 상황이다.

신문은 "역사적인 시정연설의 사상과 정신을 뼈와 살로 새긴 데 기초하여, 연설의 문장 하나, 표현 하나에 이르기까지 자자구구 심장에 쪼아 박도록 이끌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北, 김정은 시정연설 학습열풍…"자자구구 심장에 쪼아박아"
한편, 북한은 김 위원장에 대한 우상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이날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북한에서 김정은 2기 정권의 출범과 국무위원장 재추대를 축하하는 헌화행사가 전국 규모로 조직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RFA는 "지금껏 헌화증정은 김일성·김정일 부자에게만 해당하는 우상화의 상징적인 행사"라면서, 김 위원장이 선대와 같은 반열의 최고통치자로 등극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김정은 2기 정권 출범 후 김정은에 대한 군 관련 수식어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으로 바꿔 지칭하고 있는 것도 이런 노력과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5일 김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관련 보도에 이어 이날 평안남도 소재 공군부대와 평안북도의 양어장 시찰 소식을 전하는 두 건의 보도에서도 이런 호칭을 사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