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결렬' 책임추궁설 나돌던 김영철 건재 보여주는듯한 배치
김일성-김정일 사진 배경으로 14명 가족적 분위기…표정도 온화
'가족사진' 같은 北 국무위 단체사진…김영철 중앙배치 눈길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대미 '버티기' 의지를 밝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구성된 국무위원회 위원들과 단체사진을 찍으며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을 자신의 등 뒤, 즉 뒷줄 중앙에 세워 눈길을 모았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 동지께서는 4월 12일 새로 선거된 당 및 국가지도기관 성원들을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만나주시고 그들과 함께 뜻깊은 기념사진을 찍으셨다"고 보도했다.

이날 중앙통신이 공개한 김 위원장과 국무위원회 위원들의 기념사진을 보면 김영철 통전부장의 자리가 눈에 띈다.

사진 속에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앞줄 소파 양쪽 끝에, 리수용 당 외교담당 부위원장은 군부 인사들이 있는 뒷줄 오른편에 자리를 잡았고, 김영철 통전부장은 김정은 위원장 바로 뒤 정가운데에 서 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협상 사령탑인 김영철의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던 점을 고려할 때 김영철을 중앙에 배치한 이런 구도는 주목된다.

더구나 전날 발표된 국무위원회 인선에서 외교관 출신이 3인(리수용·리용호·최선희)으로 보강된 반면, '통전부' 라인은 김영철 한 사람이었다는 점을 두고 대미협상의 무게추가 다시금 외무성으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또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김 위원장의 평가가 시정연설로 소상히 알려진 시점에 맞춰 김영철의 면을 세워주는 듯한 사진이 공개된 셈이다.

또 가족사진을 연상시키는,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 점 역시 눈에 띈다.

사진 속의 김 위원장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형 사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해서 소파에 7명이 서로 거의 어깨가 닿을 정도로 가깝게 앉고, 그 뒷줄에 역시 7명이 어깨를 밀착시킨 채 섰다.

표정도 대체로 옅은 미소에 가까운, 온화한 표정이었다.

이 같은 '연출'은 대미 협상과 경제건설 등 무엇 하나 쉽지 않은 과제들을 앞에 두고 새로운 세대가 전면에 나섰음을 알리는 한편 최고 지도부 내부의 끈끈한 결속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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