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딜' 원칙 거듭 밝혀…'조기수확' 달성 방법 고민 깊어질듯
靑 "한미, 빅딜·스몰딜 큰 이견 없어"…'경제번영' 앞세워 대화 참여 설득하나
'톱다운' 방식에 기대…대북특사 파견 등 남북회담 준비 주목
남북회담 공식화한 文…美'빅딜' 고수 속 金 협상장 이끌기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남북정상회담을 조만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언급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어떻게 협상장으로 이끌어낼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북미 정상간 비핵화 논의가 다시 동력을 얻을 최소한의 조건은 확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김 위원장이 다시 협상에 나서도록 설득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관측도 나와, 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 동력으로 그동안 '연속적 조기수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번 회담에서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합의사항이 발표되지 못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현시점에서 우리는 빅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빅딜은 핵무기들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언급, '스몰딜'을 요구하는 김 위원장과의 간극이 거듭 확인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앞서 남북경제협력을 '지렛대' 삼아 비핵화 진전을 이뤄내는 구상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도 "올바른 시기가 되면 큰 지지를 보낼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올바른 시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김 위원장에게 내놓을 마땅한 카드를 찾기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빅딜·스몰딜 문제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이견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큰 이견이 노출됐다고 보지 않는다. 그런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아울러 청와대 내에서는 미국이 '조기 수확론'에 무조건 선을 그은 것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전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약속을 입증할 때까지 어떤 제재도 해제돼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하는가"라는 물음에 "그 부분에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다"고 답하기도 했다.

나아가 비핵화 협상이 '톱 다운'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정상들의 과감한 결단에 따라 이견이 좁혀질 가능성이 언제든 열려있다는 점 역시 문 대통령으로서는 기대를 걸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역시 이날 기자들이 '조기수확론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어땠나'라는 물음에 "협상의 모멘텀을 유지하며 가급적 조기에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는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협의를 했다"고 답변했다.

이 '허심탄회한 협의'에는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여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문 대통령의 설득 작업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국을 상대로 설득을 계속하면서, 이후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경제번영' 청사진을 앞세워 대화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미 정상은) 북한이 핵 병진 노선을 포기하고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매진한다는 노선을 유지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한은 믿을 수 없는 요지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막대한 잠재력이 있다"며 북한이 핵을 폐기한다면 도움이 있을 것이다.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등 많은 나라가 도울 것"이라며 비핵화에 따른 '당근'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역시 이런 경제발전을 위해 북미협상 재개와 한반도 비핵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한국 정부의 준비작업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귀국하면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해 조기에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도록 추진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귀국한 뒤 곧바로 대북특사 등을 통한 북한과의 접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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