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범진보 진영은 “북·미 간 대화의 불씨를 살리는 계기”라고 긍정 평가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뜬구름 잡는 회담이었다”고 비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전라남도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우리 정부가 내세운) ‘포괄적 비핵화 합의와 단계적 이행’에 대해 양국 간 공감을 확인한 자리였다”며 “곧 있을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면 북·미 관계도 다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도 “한·미는 동맹으로서 공조를 굳건히 하고,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동북아 평화의 최고 협상가로서 면모를 다져 나갈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각각 논평을 통해 “북·미 간 대화의 불씨를 살렸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등의 호평을 내놨다.

하지만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양과 질 모두 부실한 회담 결과”라고 혹평했다. 황 대표는 “양국 정상 간 단독회담 시간이 거의 없다시피 했고, 양국의 발표 내용도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이 드러났다”며 “조속히 남북 정상회담을 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북한 입장만 대변하는 자리가 돼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 대책 회의에서 “뜬구름 잡는 정상회담이었다”며 “(문 대통령이 미국에) 왜 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체불명의 회담이었다”고 질타했다. 그는 “정부가 주장한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에 미국이 어느 정도 용인할 것처럼 안개를 피웠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대북 제재 내용과 방식 등에서 양국의 이견이 있음을 확인한 자리였다”면서도 “이번 회담이 북핵 협상 교착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헌형/김소현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