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의정원 100주년 맞아 '국회 총리추천제-총선·개헌투표 동시실시' 제안
폭넓은 당위론 공감 속 세부 쟁점서 여야 평행선 우려도


문희상 국회의장이 10일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100주년 기념식에서 헌법 개정을 20대 국회의 최대 입법 과제로 제안하면서 한동안 중단됐던 국회 내 개헌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을지 주목된다.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극심한 대결 정치 속에서 개헌 담론을 중심으로 역사에 남을 성과를 남겨보자는 것이 문 의장의 제안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개헌의 핵심 쟁점을 둘러싼 여야 입장차가 분명한 만큼 20대 국회 전반기에 있었던 개헌 좌절의 경험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벌써 제기된다.
개헌화두 다시 던진 문의장…국회주도 '권력개편론' 재점화할까

문 의장은 이날 임시의정원 100주년 기념사에서 "새로운 100년의 대장정을 개헌으로 출발해야 하겠다"며 개헌을 통해 촛불혁명을 마무리하고 패러다임 대전환의 전기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앞서 문 의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제70주년 제헌절 경축사를 통해 개헌을 '국민 명령'으로 규정하고 "여야가 합의된 개헌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시의정원 100주년을 맞아 개헌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문 의장은 한 걸음 나아가 개헌 내용과 시간표 일단을 제시했다.

국회의 국무총리 복수추천제, 내년 4·15 총선에서의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 등이 그것이다.

현재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개헌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개헌안을 발의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들도 그동안 꾸준히 개헌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 당위성에 공감하고, 의장님 말씀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고 있는 제1야당 한국당은 올 초 선거제 개혁 논의가 정치권을 달구자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한국당 고위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국회가 사실상 총리를 선출하는 등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는 개헌을 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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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야당들도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지난달 10일 간담회에서 "4월 안에 선거법 개정을 마무리 짓고, 가을에 개헌 문제를 논의해 내년 총선 때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에서 "문 의장의 개헌 제안은 실현 가능성 큰 방안"이라고 평가했으며, 정의당도 애초 총리 추천제를 제안한 바 있다.

관건은 여야 정치권의 '개헌 동상이몽'이다.

개헌 논의가 재개되더라도 개헌 내용, 무엇보다 권력구조 개편 방안을 놓고 다시 평행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초 개헌 정국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고수한 민주당은 총리추천제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반면, 한국당은 국회의 총리선출제와 함께 대통령과 총리가 외치·내치를 나눠 맡는 혼합정부제를 요구했다.

토지공개념 도입이나 양심적 병역거부 등의 이슈는 이념 논쟁으로 번질 공산이 크다.

당장 민주당 홍 원내대표는 "경제 활성화 입법마저도 안 될 만큼 국회 상황이 너무 어려워 개헌의 실현 가능성이 의문"이라고 말했고, 같은 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개헌에 대한 서로 다른 눈높이로는 국민적 동력을 얻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내각제적인 요소가 들어간 개헌안을 논의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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